늘어나는 일자리 70%는 '노노(老老) 케어'

수출 산업 지형 변화와 함께 올해 고용시장을 덮칠 또 다른 변수는 인구학적 구조다. 일자리는 외형적으로 늘어나겠지만 견인하는 주체는 생산연령층의 중심인 청년이 아닌 ‘60세 이상’ 고령자들이기 때문이다. ‘늙어가는 노동시장’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22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는 전년대비 약 16만4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면적으로는 노동 공급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연령별 속사정은 다르다.
올해 인구 증가를 주도하는 것은 ‘60세 이상’뿐이다. 60세 이상 인구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가 맞물리며 무려 48만2000명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체 생산가능인구 증가 폭을 세 배가량 웃도는 수치다.
반면 우리 경제의 허리이자 핵심 생산 계층인 40대(-13만5000명)와 50대(-5만7000명) 인구는 급감한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인 15~29세 청년층 인구 역시 21만3000명이나 줄어들며 ‘인구 절벽’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올해 늘어나는 노동력의 전부가 고령층이고 청년과 중장년층의 기반은 무너지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되는 셈이다. 이러한 인구 감소는 해당 연령대의 취업자 수 감소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년층의 고용 이탈 속도가 인구 감소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인구가 줄면 취업자 수가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최근 청년층의 경우 구직 시장 자체를 떠나는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는 전년 대비 2만 명 증가해 40만 명대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2024년 5월 이후 19개월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청년들이 일터를 떠나 ‘쉬었음’을 선택하는 주된 이유는 ‘일자리 미스매치’ 때문이다. 조사 결과 청년 쉬었음 인구의 34.1%가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서”라고 응답했다.
청년들이 갈 곳을 잃은 사이 고용시장의 양적 성장을 이끄는 것은 ‘돌봄 노동’이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으로 전년 대비 11만2000명(3.5%)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취업자 증가분(16만2000명)의 약 70%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 일자리의 상당수가 고령층이 고령층을 돌보는 ‘노노(老老) 케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급격한 고령화로 요양보호사, 간병인 등 돌봄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이는 청년층이 선호하는 고부가가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한 경제 전문가는 “올해 고용시장은 일할 노인은 넘쳐나고, 일할 청년은 사라지는 인력 수급의 이중 불일치 현상이 극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