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이 빠른 속도로 미국을 추격하고, 그들이 만든 첨단 제품은 전 세계 어디에서 생산한 것보다 저렴하다. 과학기술 성과를 생각하면, 중국경제는 날로 성장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25년 연간 성장률은 5.0%로 목표를 달성한 듯하지만, 분기별 성장률은 점점 내려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올해 성장률을 4.5%로 전망한다.
기술발전이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이라는 명제가 중국에선 먹히지 않는다. 혁신과 성장이 겉돌고 있다. 첨단기술이 전반적인 경제 생산성을 높이는 데 제 역할을 못할뿐더러 그 자체의 효율성도 엉망이다. 전기차 공장에서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연신 자동차를 찍어내지만, 청년은 그냥 논다. 국가부채는 점점 늘어만 가는데, 정부는 스타트업에 수십억 달러를 집어넣는다.
유명 전기차 기업인 니오는 2020년 10억 달러의 투자금을 정부 측에서 받았지만, 그후 5년간 누적 순손실은 그 열 배인 100억 달러를 넘었다. 그런데도 니오는 작년에도 5000만 달러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고, 여전히 손실을 기록 중이다. 첨단산업에서 투자는 고용을 이끌지 못한다. 중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SMIC의 직원 수는 고작 2만 명이다. 유비테크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최대 회사이지만, 2025년 6월 말 현재 직원 수는 2270명으로 2년 전보다 겨우 259명 늘었다. 허난성의 어떤 지방정부는 2022~2024년 사이 세수가 10% 감소했는데도 과학기술 지출을 50%나 늘렸다. 이 지역 공단에서는 로봇이 반도체를 생산하지만, 일부 공무원은 제때 급여를 받지 못했다.
작년 8월 발간된 IMF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첨단산업에 지원하는 현금, 세제 혜택, 저리 대출 등 각종 보조금 규모는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4%에 달했다. 그런데 이러한 보조금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는커녕 자원 배분의 왜곡으로 중국 전체 생산성(총요소생산성)을 1.2% 깎아 먹었다고 분석했다. 보조금이 시장의 자율적인 자원 배분을 훼손하지 않았더라면, 중국경제가 더 잘 되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위의 니오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올해 중국경제의 핵심 과제는 소비 침체와 디플레이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이다. 하늘을 나는 로봇이 등장하든, 전기차가 물속을 헤집고 다니든 이런 기술 굴기는 14억 인구의 팍팍한 삶에 변화를 주지 못한다. 중국 정부가 GDP 4%에 해당하는 보조금 일부를 부족한 사회안전망 개선에 돌린다면, 미래 불안에 짓눌린 소비 심리도 살아나고 디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될 것이다.
하지만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1960년대 대약진운동의 폐해로 중국이 고통받을 때, 시진핑 주석이 존경하는 마오쩌둥은 ‘조금 더 참으면 된다’고 했다. 희망고문일 뿐이다. 인민을 희생시켜 이룩한 기술적 성과는 역설적으로 그들이 갈망하는 전체 경제의 발전을 더욱 더디게 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