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판 밑 보관하면 돈 망가져요”⋯한은, 작년 손상화폐 2.8조 원 폐기

입력 2026-01-1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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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지난해 폐기화폐 3.6억장"
낱장 이으면 지구 한바퀴
쌓으면 롯데월드타워 265배

▲지난해 한은에 접수된 손상화폐 (사진제공=한국은행)
▲지난해 한은에 접수된 손상화폐 (사진제공=한국은행)

대전에 사는 A 씨는 지난해 집에 보관하던 1만 원짜리 지폐를 살펴보다 깜짝 놀랐다. A 씨가 집 장판 아래에 보관하고 있던 돈에 습기와 곰팡이가 생겨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망가진 것이다. 3년 간 장판 밑에 돈을 모아두던 A 씨는 그제서야 한국은행으로 달려가 600만 원 상당을 교환 받을 수 있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훼손되거나 오염된 화폐를 3억6000만 장 이상 폐기처분했다고 13일 밝혔다. 발행액 가치로는 2조8404억 원 상당이다. 다만 수거된 손상화폐 규모는 1년 전과 비교해 23%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금리 하락으로 인한 화폐 수요 증가 등 환수량이 감소한 부분이 영향을 미쳤다”며 “실제 금리가 하락할 경우 금융기관에 맡기거나 투자하지 않고 화폐를 집에 보관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화폐 종류별로는 은행권 2억9518만장(액면가 2조8286억 원)과 동전 6882만 장(118억 원)이 각각 폐기됐다. 지폐 중에서는 1만 원권이 전체의 49.3%를 차지했다. 주화는 100원화, 500원화가 전체 폐기동전의 68%를 기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 길이가 4만4043km로 경부고속도로를 약 53회 왕복하는 길이다. 지구 한바퀴(약 4만km)를 돌고 남는 수준이다. 폐기화폐를 위로 쌓으면 총 높이는 14만7017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17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65배에 달한다.

손상화폐 폐기와 구제 전 과정에는 그만큼의 인력과 자금이 투입된다. 강호석 한은 발권국 화폐유통팀장은 “습기로 돈이 뭉치는 경우 화폐 장수를 확인해야 해 이를 일일이 떼어내는 작업에도 직원들이 투입된다”며 “지난해에도 습기에 손상된 5만 원권 화폐를 떼어내는 데에만 열흘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어 “화폐를 깨끗이 사용하면 화폐제조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돈 깨끗이 쓰기’ 홍보활동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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