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건설 3년, 전력망은 10년…시간 불균형
메가 데이터센터, 원전 1기급 전력 필요
중국, 전력 확충 속도 미국의 8배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현재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전력 용량은 약 51기가와트(GW)에 달한다. 최대 가동 시 미국 전체 최대 전력 수요의 약 5%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전력망 인프라 제약이 상당하다. 데이터센터는 2~3년 내 구축이 가능하지만, 전력망 확충은 장기간의 계획과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전력 부족 문제를 ‘자사 존립의 위기’로 규정했다.
더군다나 중국이 바짝 추격하고 있어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정부가 전력망에 대한 투자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트먼은 “2024년 중국은 429GW의 신규 전력 용량을 추가했다. 이는 미국 전체 전력망의 3분의 1을 넘고, 전 세계 전력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라며 “반면 미국은 51GW, 즉 전 세계 비중의 12%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전력 확충 속도가 미국의 8배에 달하는 것이다.
결국 AI 경쟁은 반도체 성능 싸움에 이어 누가 더 안정적으로, 더 효율적으로 전력을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그러나 전력망을 확충하는 일은 규제, 재정, 공급망 문제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만만치 않다. 가령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신규 전력 수요가 폭발했지만 전력망 증설·검토·승인 절차는 매우 느려서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 에너지 싱크탱크 RMI에 따르면 미국 버지니아주는 신규 전력망 접속 신청부터 상업 가동까지 평균 8년 이상이 걸린다고 짚었다.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전력과 부지 등 인프라 확보를 위해 데이터센터 건설 관련 인허가를 당국에 신청하면서 실제로는 건설이 지연되거나 아예 착공되지 않는 이른바 ‘유령 데이터센터’가 속출하면서 AI에 필요한 전력 수요 예측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문제로 떠올랐다.
MS의 에너지 담당 부사장인 바비 홀리스는 “진입 장벽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데이터센터 건설에 무엇이 필요한지 모르는 참여자들이 많고, 잡음을 걸러낼 수단도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