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코스닥 활성화, 대체거래소보다 ‘시장 분리’가 답이다

입력 2026-0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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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진 마켓인사이트부 부장
▲설경진 마켓인사이트부 부장

지난해 한국 증시는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주식시장 정상화 정책에 힘입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연초 대비 70% 가까이 폭등하며 ‘코스피 4000시대’를 열었지만, 코스닥 투자자들에게 이 잔치는 남의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코스피 대비 코스닥 지수의 비율이 역대 최저치로 추락하면서, 시장에서는 코스닥을 살리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두 가지 방안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하나는 지난해 출범한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의 규제를 풀어 시장을 활성화하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코스닥을 한국거래소(KRX)에서 완전히 분리해 독립된 경쟁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넥스트레이드 측은 출범 이후 거래 대금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음을 강조하며, 현재 종목별 30%, 전체 15%로 묶인 거래량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한다. 선진국에는 이런 일괄적인 규제가 없으며, 규제 완화만이 노조 반발 등으로 멈춰버린 거래소 구조개편을 대신할 즉각적인 해결책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이는 사실 관계를 오도한 주장이다. 넥스트레이드의 성장은 제도적 우위보다는 기형적인 ‘특혜’에 기반을 두고 있다. 세계 어느 선진 시장에서도 정규 시장의 변동성 완화장치(VI)가 작동할 때 대체거래소만 홀로 거래를 지속하게 두지 않는다. 미국은 변동성와화장치 대신 사용하는 ‘LULD(Limit Up Limit Down)’ 발동 시 모든 대체거래소가 거래를 중단한다. 한국거래소의 손발이 묶인 틈을 타 넥스트레이드만 영업하는 것은 공정한 경쟁이 아니다. 또 수십 개가 경쟁하는 해외와 달리 국내 대체거래소는 넥스트레이드 하나뿐인 독점 구조다. 결국 넥스트레이드 활성화는 코스닥의 본질적 체질 개선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해답은 코스닥의 독립과 분리에 있다. 현재 한국은 공공기관 성격의 한국거래소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을 독점 운영한다. 모든 정책이 코스피 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코스닥은 ‘2부 리그’ 혹은 ‘코스피 상장 전 거쳐 가는 정거장’으로 전락했다.

이런 독점 체제의 폐해는 현장의 전문성 결여로 나타난다. 독창적 기술력을 가진 바이오 기업이 재무제표 잣대에 막혀 상장이 거절되었다가 곧바로 해외 기술수출에 성공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대기업 납품 실적만으로 상장된 기업이 1, 2년 만에 매출 반토막이 나며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상장 심사에서부터 코스닥만의 독자적인 성장성 평가 모델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미국은 나스닥(NASDAQ)이라는 별개의 거래소를 통해 혁신 기업을 길러냈고, 일본 역시 시장 분리를 통해 질적 개선을 이뤄냈다. 우리 정부와 여당도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개별 자회사로 분리하는 구조 개편안을 검토 중이다. 2015년 한 차례 좌절되었던 과제지만, 45년 만에 코스피 4000시대를 연 현 정부의 추진력이라면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코스닥이 ‘개미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벗고 혁신 성장의 요람이 되기 위해서는 땜질식 처방인 대체거래소 규제 완화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거래소의 독점 굴레를 벗기고, 코스닥이 독립된 주체로서 코스피와 진검승부를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만이 진정한 주식시장 정상화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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