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경색 겹쳐 유동성 수요 증가

연말 결산과 대출 경색이 맞물리며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이 한 달 새 32조 원 넘게 줄었다. 법인 정기예금 만기가 집중된 데다 가계·기업대출이 막히면서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금 이탈이 확대된 영향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액은 2163조1712억 원으로 전월(2168조9096억 원)보다 5조7383억 원(0.3%) 줄어들었다.
정기예금 이탈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 정기예금 잔액은 939조2863억 원으로 전월 대비 32조7035억 원 줄었다. 감소율은 3.4%다. 반면 정기적금은 46조2948억 원에서 46조4572억 원으로 1624억 원 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요구불예금은 다시 불어났다.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 포함) 잔액은 671조5108억 원으로 전월보다 20조2147억 원(3.1%) 증가했다. 9월 말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요구불예금이 두 달 연속 늘어난 것이다.
한편 대출 규제와 총량 관리 여파로 가계대출 잔액은 767조6781억 원으로 전월 대비 0.06% 소폭 감소했다.
특히 주택관련대출 증가세는 제자리걸음이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11조2857억 원에서 611조6081억 원으로 3224억 원(0.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2년 전 3월 4494억 원 감소한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104조9685억 원으로 한 달 새 5961억 원(0.56%) 감소했다.
시장금리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대출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당분간 가계대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 들어 가계와 기업대출이 동시에 경색되면서 정기예금을 중도 해지해 자금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대출이 원활했다면 예금을 깰 필요가 없지만 총량 관리로 대출이 막히자 만기 전 자금 회수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에는 법인 정기예금 만기가 집중되는 시기여서 기업 고객을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