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1979년 이후 최고 수익률 눈앞…지정학적 긴장에 안전자산 랠리

입력 2025-12-2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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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4500달러 웃돌며 사상 최고치 행진
은값, 금 웃도는 강세…8% 뛰며 기록 경신
베네수엘라 긴장 고조·미국의 IS 대상 군사작전 등
안전자산 수요 급증 이끌어
약달러·연준 추가 금리인하 기대도 호재

▲금괴와 금화.  (로이터연합뉴스)
▲금괴와 금화. (로이터연합뉴스)

금과 은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극대화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달러 약세,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맞물리며 귀금속 시장에 강한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최대 1.6% 상승해 온스당 4540달러를 웃돌았다. 은 현물 가격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대 7.6% 올라 온스당 77달러를 돌파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가격도 1.11% 오른 온스당 455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 선물 가격은 7.69% 폭등한 온스당 77.2달러로 역시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랠리는 지정학적 불안이 직접적인 촉매로 작용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며 원유 운반선을 봉쇄한 데 이어 나이지리아 정부와 공조해 이슬람국가(IS)를 겨냥한 군사 작전을 단행하면서 글로벌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금과 은의 안전자산 매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달러 약세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현물지수는 이번 주 0.7% 하락해 6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달러로 거래되는 금과 은의 상대 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국제 금 현물 가격 추이. 단위 온스당 달러.  (출처 블룸버그)
▲국제 금 현물 가격 추이. 단위 온스당 달러. (출처 블룸버그)

귀금속의 중장기 상승 흐름 역시 뚜렷하다. 올 들어 금값은 약 70%, 은은 150% 이상 뛰어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수익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중앙은행들의 지속적인 금 매입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의 추가 인하 기대가 맞물린 결과라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정책 변수도 랠리에 힘을 보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적인 무역정책 기조와 연준 독립성에 대한 압박은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웠고 투자자들은 미국 국채와 통화 대신 실물자산으로 눈을 돌렸다.

자금 흐름을 보면 ETF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세계 최대 귀금속 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의 금 보유량은 올 들어 20% 이상 늘어 최근 금값 급등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은 시장에서는 10월 이후 공급 차질이 이어지며 투기적 자금 유입이 확대됐다.

이 같은 흐름은 금과 은에 그치지 않았다. 백금 가격은 이달에만 40% 넘게 급등해 온스당 2400달러를 돌파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생산 차질로 백금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팔라듐 역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유동성 감소 국면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추가로 부각되면 귀금속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급등 이후 단기 조정 가능성도 함께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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