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9일부터 2026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올해 입시는 국어와 영어 영역 난이도가 높았던 이른바 ‘불수능’ 여파로 수시 이월 인원이 늘고, 정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변수가 커진 정시에서 신설학과와 무전공학과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번 수능에서는 국어·영어의 변별력이 커지면서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까지 겹치며 인문계 정시 경쟁은 더욱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은 각 대학의 정시 최종 모집 인원과 탐구 영역 가산점 적용 여부를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올해 정시는 무전공 선발 확대가 두드러진다. 무전공학과는 올해 30여 개 대학에서 추가로 신설됐다. 상위 15개 대학 기준으로 2026학년도 무전공 선발 인원은 전년보다 805명 늘어난 7148명이며, 이 가운데 정시 선발은 3774명이다.
무전공학과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번째 유형은 대학 내 대부분 전공을 100% 자율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고, 두번째 유형은 계열이나 단과대 단위로 모집한 뒤 해당 범위 안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첫번째의 경우 전공 선택의 자유도가 높아 상위권 인기 학과 진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의 관심이 크다.
주요 대학들은 다군 선발 확대와 신설학과 배치로 정시 전략의 폭을 넓히고 있다. 서강대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는 다군 모집 단위를 늘렸고, 성균관대와 동국대는 신설 학과를 다군에 배치했다. 정시는 가·나·다군별로 한 번씩 총 3회 지원할 수 있어, 모집군 분산 전략이 합격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입시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신설 첨단학과다. AI, 반도체, 배터리, 모빌리티 등 유망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매년 신설 학과가 등장하고 있다. 2026학년도에는 연세대학교(모빌리티시스템전공), 서강대학교(반도체공학과), 성균관대학교(배터리학과·바이오신약규제과학과), 중앙대학교(지능형반도체공학과) 등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첨단 신설학과가 대거 문을 열었다.
신설학과의 가장 큰 특징은 전년도 입시 결과가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경쟁률은 높게 형성되지만, 실제 합격선은 예상보다 낮아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입시 업계에서는 이를 ‘정보 비대칭이 만드는 기회’로 평가한다.
이만기 소장은 “신설학과는 첫해에 입시 데이터가 없어 지원자들의 눈치 보기 현상이 나타난다”며 “경쟁률이 높아 보여도 충원 합격이 많이 발생해 최종 합격선이 낮아지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용 연계나 전액 장학 등 혜택이 뚜렷한 학과는 예외적으로 상위권 중심의 지원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신설학과 지원 시 유사 학과의 기존 입결, 학과의 실질 커리큘럼, 산업 연계 여부를 함께 따져볼 것을 조언한다. 특히 신설 첫해는 과감한 상향 지원을, 2~3년 차부터는 입결이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지원 전략의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이만기 소장은 “신설학과는 상향 또는 적정 지원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1~2개 군에서는 안정 지원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무전공학과 역시 전공 선택 제한 여부를 사전에 확인한 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학년도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29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며, 합격자 발표는 내년 2월 2일까지, 합격자 등록은 2월 3일부터 5일까지 이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