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성기재단은 제5회 임성기연구자상 ‘대상’ 수상자로 김형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교수를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만 45세 미만 연구자 대상의 ‘젊은연구자상’은 한용현 강원대학교 약학대학 약학과 교수가 받는다.
임성기재단은 8일 이사회를 열고, 생명공학 및 의약학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신약개발의 유익한 응용이 가능한 업적을 남긴 한국인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임성기연구자상 제5회 수상자 2명을 이같이 선정했다.
임성기연구자상은 한미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신약개발에 대한 유지를 계승하기 위해 설립한 임성기재단이 제정한 상이다. 재단은 의학, 약학, 생명과학 분야 석학들로 이뤄진 별도의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수상자들을 선정했다.
대상 수상자 김형범 교수는 유전자가위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로,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ATM 유전자’의 단일 염기 변이 2만7000여 개의 기능을 전수 분석한 연구 성과가 정밀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ATM 유전자는 대형 유전자로 변이 수가 방대해 기존 유전자 분석 기술로는 기능 평가에 상당한 한계가 있으나, 김 교수는 유전자 편집 기술 ‘프라임에디팅’을 통한 세포 실험과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모델 ‘Deep ATM’을 적용해 각 변이의 기능적 의미를 체계적으로 규명했다.
김 교수는 유전자 변이를 보유한 암 환자별로 최적 치료제를 선별하고, 신약개발 단계에서 내성 변이를 평가할 수 있는 핵심 기반 기술을 확립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의 연구 성과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주목을 받고 있으며, 향후 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에서도 발병 유전자를 정밀하게 교정해 근본적 치료 가능성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젊은연구자상을 받는 한용현 교수는 비만·대사증후군에서 동반되는 지방간염의 악화 기전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염증성 사이토카인 ‘IL-18’과 그 길항제인 ‘IL-18BP’가 상호 견제한다는 새로운 생물학적 염증·섬유화 조절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이 발견을 기반으로 한 교수는 IL-18BP의 반감기를 연장하고 약물 전달 효율을 향상한 지속형 바이오신약 ‘APB-R3’를 교원창업기업과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했다. 해당 신약 후보물질은 지방간염 동물모델에서 간 염증을 억제하고 간 섬유화 세포 활성을 저해함으로써 간경변증으로의 악화를 차단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한 교수가 연구를 통해 발굴한 신약 후보물질은 스틸병과 원발성 경화성 담관염, 아토피질환 등 기존 자가염증질환을 비롯해 지방간염에서도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향후 IL-18을 표적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치료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창수 임성기재단 이사장은 “올해 임성기연구자상 수상자들의 연구는 정밀의학과 신약개발 분야의 지평을 한층 확장한 보다 의미 있는 성취”라며 “임성기재단은 앞으로도 국내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을 보태고,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탐구 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시상식은 내년 3월 초 열리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3억 원, 젊은연구자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00만 원이 전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