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해시태그]

입력 2025-12-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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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불량연애' 프로그램 취지와 출연진 논란



이것이 진정한 ‘매운맛’이었습니다. ‘연프(연애 프로그램)’ 홍수 속 선택받기 위한 저마다의 ‘도파민’을 내뿜는 중 착륙했죠. 넘치다 못해 흐르는 도파민을 자랑했는데요. 보법부터 다른 그들의 ‘연프’가 비판과 흥분 사이 논란의 한가운데 서 있죠.

“연프 맞아?” 넷플릭스 일본 오리지널 연애 리얼리티 ‘불량연애(러브조토/라브죠토·ラヴ上等)’가 공개 직후부터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시작부터 설렘이나 탐색이 아니라 시선 싸움이 먼저였는데요. 남성 출연자들이 마주치자 곧바로 날이 섰고, 말은 빠르게 거칠어졌죠. 번역체로 이해해야 하는 그들의 말이었지만 분위기는 그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요. 서로를 노려보던 두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보안요원이 화면 안으로 들어왔죠. 더 당황스러운 건 순간 등장한 “앉으라고, 사랑하러 왔잖아!”라는 순정만화틱 직역 자막. 덩치와 얼굴 생김새와 너무 다른 그들은 그 말에 감동(?)하며 “잘 지내보자”며 친구가 됐는데요. 네, 이것이 시작이었습니다.


▲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넷플릭스 '불량연애' 프로그램 취지와 출연진 논란 (출처=넷플릭스)
▲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넷플릭스 '불량연애' 프로그램 취지와 출연진 논란 (출처=넷플릭스)


이 연프의 충격은 단순한 수위만이 아닌데요. ‘불량연애’는 남녀 11명이 폐교를 개조한 공간에서 14일간 합숙하고 마지막 날 고백으로 관계를 정리합니다. 그러나 이 공간은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학교’로 설정됐죠.

제작진은 사회의 규칙 밖에서 살아온 인물들이 다시 규율 속으로 들어와 관계와 사랑을 배운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는데요. 제작진이 붙인 이름은 ‘불량배 순애 리얼리티’입니다. 문제는 이 설정이 단순한 장치에 그치지 않고 출연자 구성과 대화 방식, 갈등 구조 전반에 그대로 관철된다는 점이죠.

출연자 자기소개부터 기존 연애 예능의 익숙한 문법은 산산이 깨집니다. 래퍼 얀보는 과거 야쿠자였다고 직접 밝히고 전 폭주족 총장 출신인 츠짱은 현재 호스티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하죠. 태클은 분재 아티스트라는 현재 직업을 소개한 뒤, 전직 클럽 시큐리티로 일하며 수많은 충돌을 말려왔던 경험을 덧붙이고요. 니세이는 술집 여러 곳을 운영했고 거리 싸움에 익숙했다고 설명합니다.


▲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넷플릭스 '불량연애' 프로그램 취지와 출연진 논란 (사진제공=넷플릭스)
▲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넷플릭스 '불량연애' 프로그램 취지와 출연진 논란 (사진제공=넷플릭스)


이들은 ‘힘들었던 과거’를 서사로 정리하지 않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는지를 날것 그대로 꺼내는데요. 여성 출연진 역시 전신 문신을 숨기지 않는 호스티스 오토, 언더그라운드 파이터 출신 테카린, 유흥과 현장 노동을 오가며 살아온 베이비와 아모, 무투파(무기나 맨손으로 싸우는 무술 싸움) 출신 모델 키이찬 등이죠. 이들의 이력은 장식이 아니라 곧바로 관계의 긴장으로 이어집니다.

대화의 방향도 연프를 벗어나는데요. “몇 살이냐”보다 “가게 몇 개 하냐”, “돈은 얼마나 버냐”가 먼저 나오죠. 연애 감정보다 생활 방식과 서열 탐색전을 거치고 술자리가 시작되면 분위기는 더 거칠어지죠. 과거 싸움 이야기와 위계에 대한 농담이 오가면서 말투는 점점 공격적으로 변하는데요. 이 출연진들, 도대체 어떻게 사랑을 하러 온 건지 감이 잡히질 않죠.

이 과정에서 얀보가 약물과 관련해 오해를 살 수 있는 발언을 하자 주변 공기는 순간적으로 얼어붙었는데요. 며칠 뒤 제작진은 그를 호출하고 퇴학을 통보하죠. 실제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언급 자체’가 규칙 위반이라는 설명이 뒤따르는데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규율(그것이 규율이라는 것조차 충격이지만) 위반에 대한 즉각적인 배제였습니다.

그 속에서도 긍정을 찾는다면 바로 ‘사과’인데요. 격한 말다툼 이후 출연자들이 비교적 빠르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합니다. 욕설과 위협적인 언어가 오간 직후 “내가 선 넘었다”며 고개를 숙이죠. 변명보다 사과가 먼저인데요. 사과를 받은 상대방도 쿨하게 이를 수용하죠. 이 장면을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말은 험한데 가식은 없다”고 말합니다.


▲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넷플릭스 '불량연애' 프로그램 취지와 출연진 논란 (출처=넷플릭스)
▲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넷플릭스 '불량연애' 프로그램 취지와 출연진 논란 (출처=넷플릭스)


나름 ‘매운맛’ 등장에 갑론을박이 난무했던 한국 연프계가 머쓱해질 프로그램인데요. 이혼 남녀의 재도전을 다룬 ‘돌싱글즈’, 전 연인과 한 공간에 다시 모여 감정을 해부하는 ‘환승연애’, 가족 관계를 전면에 끌어들인 ‘연애남매’, 무속인이 출연해 연애를 점치는 ‘신들린 연애’, 국내 최초의 여성 동성 연애 ‘너의 연애’. 감정의 실패와 관계의 파국, 사회적 시선이 따르는 영역까지 이미 상당 부분 다뤄오면서 ‘순한맛’을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역사(?)를 자랑하는 범죄조직과 이지메(괴롭힘·왕따), 성(性)진국의 일본은 달라도 정말 달랐죠.

보법이 다른 리얼리티에 표하는 감탄 속에는 부정도 가득합니다. 대학 입학, 공인 평가 등에서 학폭(학교폭력)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비난이 확립 중인 한국과는 너무 다른 방향이기 때문이죠. “왜 이런 사람들이 방송에 나와야 하느냐”, “불편하다”, “연프라기보다 폭로물이나 다큐 같다”는 반복적인 질문이 쏟아지는데요.

흥미로운 점은 일본 내부 반응도 마냥 긍정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현지에서는 “지상파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포맷”, “야쿠자와 폭주족 이미지를 글로벌 OTT에 그대로 노출하는 게 맞느냐”는 우려가 함께 나오죠. 아무리 우리와 정서가 다른 일본이라도 이 집단들은 여전히 민감한 대상인데요. 긍정적이고 풍성하면서도 발전상을 넘치게 보여주는 한국의 작품과는 너무 상반되죠. 일본인들에게도 ‘불량연애’는 자랑스러운 콘텐츠라기보다 다소 부끄러운 자기 노출이자 실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넷플릭스 '불량연애' 프로그램 취지와 출연진 논란 (출처=넷플릭스)
▲하다하다 야쿠자까지…보법 다른 일본 연프 '불량연애', 넷플릭스 '불량연애' 프로그램 취지와 출연진 논란 (출처=넷플릭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연프 속 가장 강력한 도파민 증폭제죠. 필터링 없는 19금 대화, 격한 분쟁, 사회적 금기와 맞닿은 이력이 긴장감을 가져오는데요. 그러나 그 자극은 시청자들에게 설렘으로 수렴되지 않죠(출연진들은 다를지라도). 이 불편함을 끝까지 바라볼 것인지, 아니면 고개를 돌릴 것인지는 시청자의 몫입니다. 한국에선 불가, 일본서도 논쟁이 이어지는 작품. 안전장치를 과감히 벗어던진 실험체 ‘불량연애’는 어떻게 마무리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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