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1월 경제지표 미공개 속 진행
“차기 연준 의장 임명 시 내년 파월 레임덕”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 유력해졌다. 금리 인하를 놓고 어느 때보다 연준 내부 견해차가 커지고 있는 데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중지) 여파로 핵심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은 ‘지표 깜깜이’ 상황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는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주 금리 인하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도 인하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내다봤다.
연준이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p) 내리게 되면 3회 연속 인하가 된다. 금리 범위는 연 3.50~3.75%가 된다. 지난해 9월 시작한 누적 인하 폭은 1.75%에 달하며 한국과의 금리 차는 1.25%포인트(p)로 좁혀진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4회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코로나19 전만 해도 시장 참가자 상당수는 중립 금리가 2.5%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립 금리는 연준이 목표로 삼는 금리다. 그러나 현재는 중립 금리 전망치가 2.5~4.0%로 벌어졌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그만큼 시장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이다. 매파는 4%를 유지하고 있고 비둘기파는 2%대 중반을 예상한다.
무엇보다 이번 FOMC 정례회의는 10월과 11월 경제지표가 대부분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열린다. 그만큼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대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한 채 금리를 결정하게 돼 연준 위원들의 이견도 크게 갈리는 중이다. 이런 탓에 만장일치가 아닐 가능성도 제기된다. 파월 의장은 임기 동안 시장 불안을 의식해서 되도록 만장일치를 목표로 의사 운영을 해 왔다. 7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던 당시 연준 이사 2명이 소수의견을 제시했는데 이는 32년 만의 처음이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셧다운이 해제된 후 조사·집계된 경제지표들은 FOMC 정례회의가 끝나고 난 뒤 줄줄이 나온다. 이들 지표는 내년 초 추가 인하에 대한 판단을 좌우할 전망이다. 실업률이 상승하거나 인플레이션이 둔화한 흔적이 확인되면 추가 인하 예측에 힘이 실리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지명도 변수다. 현재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유력하다. 파월 의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지만 해싯 위원장이 상원 인준을 받으면 1월 퇴임할 예정인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후임으로 미리 FOMC에 합류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시장 참가자들로서는 파월 의장보다 해싯 위원장의 말에 더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매파적인 위원들을 달래기 위해 기자회견에서 매파적 태도를 보인다 해도 그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차기 연준 의장이 이르면 2월 이사회에 합류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되면 파월 의장은 임기 마지막 몇 달 동안 사실상 레임덕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