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한 달 새 신규 공시기업이 3곳 늘고, 전년도 계획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주기적 공시는 20곳이 제출되는 등 밸류업 프로그램 2년차에 접어들면서 상장사들의 참여가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4일 한국거래소는 상장사들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과 이행 현황을 정리한 ‘월간 기업가치 제고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한 차례 이상 공시한 상장사는 11월 말 기준 170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가 129곳, 코스닥 상장사가 41곳이다. 11월에는 솔트웨어와 세방전지가 본공시에 새로 이름을 올렸고, 아이센스가 예고공시를 내며 참여를 예고했다. 공시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체 시장의 44.7%에 해당하며, 코스피만 놓고 보면 시가총액 기준 절반(50.6%) 이상이 밸류업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올해 11월에만 메리츠금융지주와 KT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아모레퍼시픽·아모레퍼시픽홀딩스, 강원랜드, SK스퀘어, SK하이닉스, 드림텍 등 20개사가 주기적 공시를 제출했다. 주기적 공시는 기존에 공시했던 기업이 전년도 계획 이행 평가와 향후 보완 계획을 함께 내는 형태다. 누적으로는 46개사가 한 번 이상 이행 공시를 내 적극적인 밸류업 노력이 확산하고 있다는 평가다.
10대 그룹 가운데서는 LG(8개사), 롯데(3개사), 현대차(2개사), SK(2개사)가 주기적 공시를 통해 전년도 계획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특히 LG는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던 8개 상장 계열사 전부가 이번에 주기적 공시를 제출해 주주 소통을 적극적으로 이행했다. 반면 삼성, 포스코, 한화, HD현대, GS, 신세계 등 6개 그룹은 아직 주기적 공시를 내지 않았다.
영문 공시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기업 170곳 가운데 영문 공시를 제출한 곳은 74곳(43.5%)으로, 이 중 코스피 상장사가 62곳(코스피 공시기업의 48.1%), 코스닥 상장사가 12곳(코스닥 공시기업의 29.3%)이다.
주주환원도 이어지고 있다. 11월 한 달 동안 코스피 18개사, 코스닥 8개사 등 26개 상장사가 약 8800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같은 기간 SK스퀘어는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779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동시에 결정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3년간 전체 시장 기준 연간 자사주 매입 규모는 2022년 6조5000억 원, 2023년 8조2000억 원에서 2024년 18조8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자사주 소각도 같은 기간 3조1000억 원→4조8000억 원→13조9000억 원으로 증가했다. 현금배당은 연 43조~46조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지표도 개선되고 있다. 기업가치가 우수한 종목으로 구성된 ‘밸류업 지수’는 11월 3일 1758.31포인트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 산출이 시작된 2024년 9월 30일(992.13포인트)과 비교하면 77.2% 오른 수준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62.8%)을 14.4%포인트 웃돈다. 밸류업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13종목의 순자산총액도 지난달 말 기준 1조1000억 원으로, 첫 설정 당시(2024년 11월4일) 4961억 원보다 126.6% 늘었다. 외국인 거래 비중 역시 ETF 출시 당시 7.8%에서 지난달 24.8%로 크게 뛰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