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증시전문가들은 미국의 고용지표 둔화와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이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정책 환경과 경제 지표 간 온도차가 존재해 연내·내년 초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 케빈 해싯이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취임할 경우, 시장의 기대대로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금리 인하 의지와 별개로 실제 정책 운신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연준은 이미 9월을 시작으로 고용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금리 인하에 돌입한 상태다. 이러한 흐름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1분기 말 기준금리 상단은 3.5% 수준으로 전망된다.
보험성 금리 인하가 이어지더라도 미국 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실질 중립금리와 관세 전가로 인한 물가 경로를 고려할 때 적정 기준금리는 3% 중반 수준으로 추정된다. 기준금리가 3%대 초반이나 그 이하로 내려가면 경기 회복과 맞물려 수요자 측 물가 압력이 재차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더해, 매파 혹은 중립 성향이 우세한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의장 단독의 의지만으로 과감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연준 위원들이 인식하는 중립금리 수준이 3%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정치적 판단에 따른 추가 금리 인하는 내부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 미국 고용지표가 전반적으로 약화하는 추세다. 11월 민간(ADP) 고용은 전월 대비 3.2만 명 감소했다. 6월 이후 7월과 10월을 제외하고 매월 민간 고용이 감소했다. 그리고 11월 민간 고용 감소 규모는 2020년 6월(10만8000건) 이후 가장 큰 폭의 고용 감소다.
6월부터 11월까지 민간 고용이 6만4000명 증가했지만, 민간 신규 고용이 사실상 정체 상황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증가 수준이다. 여타 고용지표도 이러한 분위기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우선, 주간 지표인 인디드 주간 고용지표 역시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고용시장이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및 서비스 지수 중 고용지표 역시 위축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 ISM 제조업 및 서비스 지수 중 고용지수는 각각 45.3과 47.2로 10월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됐지만 위축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비스 경기가 미국 경기를 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ISM 서비스지수 중 고용지수는 5개월째 위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양호한 고용지표는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다. 지난주 동 건수는 21만6000건으로 20만 건 초반 수준의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규 고용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다행히 해고(실업)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규 고용(No hire)도 해고(No fire)도 없는 미묘한 고용시장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일종의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