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창원시 합성동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이 중학생 남녀 3명을 흉기로 공격한 뒤 스스로 건물 밖으로 뛰어내려 숨지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학생 2명이 살해되고 1명이 중상을 입으면서 지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3일 오후 5시 13분경 "모텔 문을 열어 달라"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직후 "사람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이어지면서 경찰과 소방이 즉각 현장으로 출동했다.
마산회원구 합성동 모텔 밀집 지역.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건물 앞에는 한 남성이 다발성 골절로 쓰러져 있었다. 26세 홍모 씨였다. 홍 씨는 3층에서 뛰어내렸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후 경찰은 3층 객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화장실 안에서 14세 정모군, 김모양, 14세로 추정되는 김모군을 발견했다. 세 명 모두 목과 머리를 중심으로 깊은 자상을 입은 상태였고, 정 군과 김 양은 병원에서 결국 사망이 확인됐다.
중상을 입은 김 군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당시 112 신고에서는 “하지 마”라고 외치는 여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홍 씨가 사건 약 2시간 전 해당 모텔에 입실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김 양을 만나기 위해 미리 약속을 잡고 모텔을 찾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 군과 김 군은 김 양과 함께 동행한 것으로 보인다.
수사당국은 홍 씨가 김 양에게 사전에 만남을 제안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 중학생은 공격을 피하려 화장실로 숨었거나, 이미 화장실 안에서 공격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피해자 3명 중 2명과 홍 씨가 모두 숨지면서 범행 동기와 사전 관계 파악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찰은 이들이 어떤 경로로 서로 알게 됐는지, 왜 함께 모텔에 머물게 됐는지 등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남은 생존자인 김 군의 진술 확보가 사건 규명의 결정적 단서가 될 전망이다. 김 군은 얼굴과 목에 자상을 입고 의식이 저하된 상태지만, 경찰은 의료진과 협조해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창원 시민들의 충격은 크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한 주민은 "어린 학생들이 왜 그런 장소에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부모 입장에선 공포와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원에 사는 이동헌씨는 "20대 남성이 10대 여자 청소년과 남자학생들을 공격한 걸로 봐서, 높은 확률로 조건만남을 통한 사고일 걸로 보이는데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 실제로 벌어져 씁쓸하다"고 밝혔다.
■ 경찰 “사전 접촉·범행 동기 규명 총력”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사전 접촉 여부, 범행 전후 동선, CCTV 분석 등 다각도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생존자 진술을 포함해 정확한 경위를 최대한 명확하게 밝히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