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공여·융자 증가…대형사 쏠림 심화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가 활기를 띠면서 증권사 관련 수익도 함께 불어나고 있다. 반등장을 계기로 투자 규모를 키우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빠르게 늘었고,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에서 거둬들이는 이자수익도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2개 증권사의 올해 3분기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8195억 원으로 1분기(6730억 원) 대비 21.8%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2조1968억 원을 기록해, 현재 증가세를 고려하면 연간 3조 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용공여는 고객에게 신용을 제공하는 모든 거래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대출·증권 대여·담보융자 등 신용위험이 수반되는 행위를 모두 포함하며, 증권업에서는 특히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행위가 핵심으로 분류된다.
증권사별로 보면 대형사를 중심으로 관련 실적 개선 폭도 두드러졌다. 미래에셋증권의 3분기 신용공여 이자수익은 1326억 원으로 19.8% 증가했고, 키움증권(964억 원·19.9%), 삼성증권(908억 원·17.6%), NH투자증권(902억 원·31.4%) 등이 뒤를 이었다. 고객 기반과 신용공여 여력이 큰 하우스로 수요가 몰린 결과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만 떼어 보면 증가 폭은 더 크다. 32개 증권사의 3분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456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7.2% 늘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761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723억 원), 삼성증권(646억 원), NH투자증권(611억 원), 한국투자증권(370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는 신용공여 중 대표적인 방식으로, 투자자가 주식을 매수할 때 매수하려는 증권이나 예탁자산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필요한 금액을 빌리는 구조다. 흔히 ‘빚투’로 불리는 거래로, 상승장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 시 반대매매 위험이 빠르게 커지는 한계도 있다.
증시 활황에 따른 레버리지 수요 확대가 이러한 증가세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올해 초 2399였던 코스피지수는 하반기 들어 4000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15조6823억 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이달 1일 기준 26조5723억 원까지 불어났다. 상승장 기대감이 커질수록 개인투자자들이 매수 여력을 키우기 위해 더 많은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가 4000을 넘어서는 강세장이 펼쳐지면서 자연스럽게 빚투 수요가 커졌고, 고객 기반이 넓은 대형사로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났다”며 “다만 조정 국면에서는 반대매매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과도한 레버리지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