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3.3%) 보다 빠르게 올라
필수생계비(3.9%)도 임금 상승폭 상회
“명목 vs 체감 임금 격차 확대”

최근 5년간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 필수생계비가 월급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유리지갑’ 근로자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 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근로자 월 임금이 연평균 3.3% 증가(352.7만원→ 415.4만원)하는 동안 월급에서 원천징수되는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의 합은 연평균 5.9% 증가(44.8만원/월→59.6만원/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임금 중 세금과 사회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2.7%에서 14.3%로 확대됐다. 근로자의 월평균 실수령액은 2020년 307.9만 원에서 2025년 355.8만 원으로 연평균 2.9% 오르는 데 그쳤다.
항목별로는 근로소득세(지방세 포함)가 지난 5년 간 연평균 9.3% 증가했다. 한경협은 근로소득세의 가파른 상승 원인으로 물가 및 임금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소득세 과표기준과 기본공제액을 꼽았다. 소득세 과세표준은 2023년 최저세율을 중심으로 한 부분적 개편에 그쳤고, 기본공제액은 2009년 이후 16년째 동결 중이다.
사회보험료는 최근 5년간 월 31만6630원에서 월 39만579원으로 연평균 4.3% 상승했다. 구성 항목별 상승률은 고용보험(연평균 5.8%), 건강보험(5.1%), 국민연금(3.3%) 순이었다. 한경협은 코로나19 이후 구직급여 지출과 취약계층 의료비 등이 확대되면서 고용보험과 건강보험의 보험료율이 인상된 점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내년에는 건강보험 뿐 아니라, 장기간 동결되었던 국민연금 보험료율도 인상이 확정된 만큼 근로자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기‧가스, 식료품, 외식비 등 필수생계비, 물가도 근로자의 체감임금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5년간 필수생계비 물가의 연평균 상승률은 3.9%로, 동기간 근로자 월임금 상승률(연 3.3%)을 상회했다.
대분류별 상승률은 △수도‧광열(6.1%)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4.8%) △외식(4.4%) △교통(2.9%) △주거(1.2%) 순으로, 전기‧가스 등 광열비와 먹거리 비용에 대한 부담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소분류별로는 23개 중 17개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근로자 월임금 증가율(3.3%)을 넘어섰다. 특히 △기타연료 및 에너지(10.6%) △가스(7.8%) △전기(6.8%) 등 광열비가 임금 보다 두 배 이상 크게 올랐고, △사과‧귤‧딸기 등 과실(8.7%) △빵‧우유 등 가공식품(5.0%) △음식 서비스(4.4%) △쇠고기‧돼지고기 등 축산물(4.0%)과 같이 식료품 및 외식 물가도 전반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경협은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 장바구니 물가 전반에 관한 대책을 바탕으로 근로자의 체감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한경협은 물가에 따라 과표구간이 자동으로 조정되는 소득세 물가연동제 도입을 제안했다. 현재는 물가 상승 등을 반영하여 월급이 인상됨에도 불구하고, 근로소득세 과표 기준이 물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함에 따라 상위의 과표구간이 적용되어 사실상 세율이 자동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
한경협은 “다만 물가연동제 도입 시 세수가 감소할 우려가 있으므로, 국내 소득세 면세자 비율을 일본과 호주 등 수준으로 낮춰 조세 기반을 넓히는 조치가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