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덕여자대학교가 남녀공학 전환 추진 권고안을 발표한 가운데 3일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외부 용역 결과 발표회를 앞두고 학생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동덕여대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2일 학교 홈페이지에 ‘공학전환 공론화 결과에 따른 권고안’을 게시하고 남녀공학 전환 추진을 권고했다. 공론화위는 숙의기구 토론, 타운홀미팅, 온라인 설문조사를 모두 종합한 결과 공학 전환 선택이 여대 유지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공론화위 자료에 따르면, 교원·학생·직원 등 48명이 참여한 숙의기구 토론에서는 공학 전환 75.8%, 여대 유지 12.5%, 유보 11.7%로 집계됐다. 406명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공학 전환 57.1%, 여대 유지 25.2%, 유보 17.7%를 기록했다. 7055명이 참여한 최종 온라인 설문조사 역시 공학 전환 51.8%, 여대 유지 33.2%, 유보 15%로, 모든 조사에서 공학 전환 찬성이 우위를 보였다. 설문은 교원·학생·직원 등의 응답이 동일한 비율로 반영됐다.
공론화위는 “여대 유지를 주장하는 구성원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며 공학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체성 훼손 등 우려에 대한 대비를 주문했다.
권고안 발표 직후 학생사회는 반발했다.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생 의견 반영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나 학생 외 구성단위에서 찬성이 높아 구조적 한계 속에서 권고안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재학생연합도 성명을 내고 “학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다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동덕여대 중앙운영위원회(중운위)는 3일 오전 8시부터 ‘공학 전환에 대한 8000 동덕인 의견 조사’ 학생총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5일 오후 6시까지 진행되며, 결과는 대학 본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중운위는 “공론화위 권고와 별개로 최종 결정권은 총장에게 있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다시 전달하기 위해 총투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3일 오후 3시 교내 100주년 기념관 대강당에서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수행한 ‘공학전환 타당성 분석 및 의견수렴’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를 연다. 발표는 교원 140명, 직원 70명, 학생 300명, 일부 동문 등 약 500여 명이 대상이다. 학교 측은 당초 교내 구성원만 참석시키려 했으나 “총동문회를 중심으로 동문 참여 요청이 있었다”고 밝혀 동문 참석을 허용했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둘러싸고 학생들의 본관 점거, 래커칠 시위 등이 이어지며 내홍을 겪었다. 최근 논의가 재점화되자 지난달 26일부터 본관 출입을 제한했고, 2일부터는 대자보 부착 장소를 인문관 게시판으로 한정하는 공지를 냈다. 4일에는 교내 건물 외벽의 래커 제거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 재학생은 대자보를 통해 “예정된 래커 제거는 공학 전환 정당화를 위한 여론 조성 아니냐”며 “공론화 결과 수용 여부가 총장의 판단에만 달려 있는 구조가 공론화의 취지와 맞는지 의문”이라고 반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