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美 AI 버블 내년 붕괴 가능성”
서영수 "강남 집값 잡기 현실적 불가능"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미국 경제의 구조적 변화와 국내 부동산 시장 양극화 문제를 진단하며 정책 대응 방향을 모색했다. 미국의 패권 약화 조짐과 AI 버블 우려, 국내 부동산 정책의 한계를 짚으며 경제와 부동산 정책 전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2일 오전 8시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김태년 의원의 주최로 '경제는 민주당' 제34강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은 전 민주당 의원인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민주당 국가경제자문회의 의장의 '미국 경제의 이상 조짐과 구조 전환’, 서영수 SK증권 상무의 '부동산시장 현황과 정책 제언' 두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홍성국 대표는 미국 경제의 이상 징후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행사 노출도가 40% 줄었다"며 "미국이 힘이 빠진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과 관련해 "미국이 고성능 칩 수출 규제를 슬그머니 풀려고 하고 있다"며 "트럼프 1기부터 10년간 유지해온 반도체 규제 완화는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규제 완화 배경으로 "엔비디아가 중국 매출이 안 나오고 주가가 5개월째 조정을 받고 있어 중국 수출을 다시 허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패권적 측면에서는 "중국이 엔비디아 칩을 안 쓰고 화웨이가 다 만들어버리면 미국이 중국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부의 분열 조짐도 지적됐다. 홍 대표는 "마가(MAGA) 진영이 이민 문제로 분열되고, 일론 머스크의 정부효율부(DOGE)도 유명무실해져 문을 닫았다"며 "트럼프 1기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이 '배터리가 방전된 거 아니냐'며 트럼프를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버블론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홍 대표는 "올해 M7(매그니피센트 7) 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며 "미국 개인 자산의 60%가 주식인데 주가가 못 오르면 소비도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 정도에 버블이 깨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선수들끼리 많이 한다"며 "에브리싱 랠리가 아니라 자꾸 탈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26년 미국 중간선거 전망에 대해선 "지난 11월 미국 지방선거에서 모든 선거구에서 민주당이 이겼다"며 "민주당 득표율이 1%포인트만 오르면 하원 의석 6석이 바뀌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공화당이 대단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더 극단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고, 한국에도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국내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제언도 나왔다. 그는 "뉴욕시장에 당선된 맘다니가 무상 의료, 무상 버스, 무상 보육, 부유세, 최저임금 30달러 인상 등을 공약했다"며 "미국이 불균형 성장한 결과가 이런 정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며 "집권 여당인 민주당도 이런 분위기를 잘 이해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영수 상무는 부동산 정책 전환을 제안했다. 그는 "전국 아파트 가격이 2021년 대비 10% 이상 하락했는데, 정부 정책은 서울 S급·A급 7.32%에만 타깃을 두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상급지는 집값을 못 잡고, 나머지 지역은 거래 침체만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적표만 놓고 보면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정부보다 못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서 상무는 "집값 안정은 손을 떼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강남 집값을 잡으려면 갖고 있는 사람이 집을 팔아야 하는데, 지금 정책은 사는 사람에 대한 규제만 하고 있다"며 "종부세를 올려봐야 양극화 상황에서 돈 많은 사람들은 레버리지가 줄어 충분히 버틸 능력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대안으로 그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금융 안정과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며 "서울을 2030세대 젊은이들이 살기 좋은 도시로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 "녹지를 활용해 도시형 생활주택을 대량 공급하고, 이를 2030세대에게 공급하면 선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