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인가가 본격화하면서 증권사 수익성을 둘러싼 전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IB)들 사이에 금리 경쟁이 붙으면 마진(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와, 리테일·기업금융을 함께 키우는 ‘풀 서비스 IB’ 모델에 힘이 실릴 것이란 기대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국내 첫 IMA 업무 인가 대상자로, 키움증권을 신규 발행어음 사업자로 각각 심의·의결했다. 현재 NH투자증권은 IMA 인가를,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발행어음 인가를 기다리며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일각에서는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우려의 핵심 근거로 IMA의 저(低)마진 구조를 꼽힌다. 발행어음은 조달한 자금을 비교적 자유롭게 운용해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반면, IMA는 조달 금액 70% 이상을 기업금융(IB) 자산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또한 원금을 보장해야 하는 특성상, 증권사는 리스크가 낮은 기업 대출이나 채권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이 같은 우량 자산은 금리가 낮아 고객에게 주는 이자를 제외한 증권사의 운용 마진이 발행어음 대비 적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존 발행어음 고객의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객 입장에서는 발행어음이나 IMA 모두 ‘원금 보장형 고금리 수시입출금 상품’이라는 점에서 차별점이 크지 않다. 만약 증권사가 IMA 유치를 위해 금리를 높일 경우, 기존 발행어음 고객이 IMA로 이동하는 구축효과가 발생해 증권사 전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4월 기준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 등 4개 발행어음 사업자의 평균 발행한도 소진율은 약 62% 수준으로 집계됐다. 한도 여유가 충분한 만큼, 추가 인가가 당장의 공급 과잉이나 출혈 경쟁을 유발한다고 단정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해석이다.
증권가 리서치센터 역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모든 신규 사업자가 인가를 받아 이론상 조달 가능 금액이 64조 원 늘어난다 해도, 실제 발행률(50% 가정)을 고려하면 신규 유입액은 16조 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추산했다. 그는 “기존 사업자들의 완만한 한도 소진 속도를 감안할 때, 단기적인 물량 부담이나 수익성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오히려 발행어음과 IMA 자금이 기업대출 및 모험자본 투자로 연결되며 정통 IB부문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 입장에서는 비교적 소액으로도 장기 유망 업종 등에 대해 투∙융자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상품 판매 관점에서 사모펀드 대비 규모의 경제 효과가 있고, 운용 관점에서 정통 IB 부문 등과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