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성능 개선…‘가격 동결’ 명분 확보할까
소비자 신뢰와 시장 점유율 지키는 ‘정면 돌파’ 전략

부품값과 환율이 동시에 치솟는 상황에서도 삼성전자가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 S26 시리즈’의 가격을 기존 수준으로 최대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시장 전반에 가격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비자 체감 부담을 최소화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리더십을 지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시리즈 출고가를 기존 갤럭시 S25 시리즈와 동일하게 유지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검토 중이다. 마케팅 및 사전예약 프로모션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가격 자체는 최대한 동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가격 인상은 최소화한다"는 방침 아래, 구체적인 가격 정책이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 가격 전가에 대한 고민이 깊다"며 "실제 삼성은 가격 동결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내 점유율을 지키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둘러싼 외부 환경은 녹록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AI 수요 폭증으로 3개월 사이 4배 넘게 급등하면서,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 특히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LPDDR5와 같은 고사양 메모리 가격은 연내 추가 상승이 예고된 상황이다.
핵심 부품인 퀄컴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 인상도 고심거리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AP 구입을 위해 퀄컴에 지불한 비용은 약 1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5%나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6 울트라 모델에 고가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할 계획이며, 이는 가격 동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엎친 데 덥친 격으로 1500원에 육박하는 높은 환율도 부담이다. 주요 부품의 수입 비용이 더 증가하면서 국내 출고가 인상 요인이 추가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가격 인상 요인에 대한 대안도 마련 중이다. 갤럭시S 26 기본형과 플러스 모델에 자사 AP인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하면서 원가 부담을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엑시노스 2600은 최근 벤치마크 성능에서 준수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퀄컴 칩 대비 발열 문제에서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스템LSI가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2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엑시노스 칩은, 기존의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할 기회로도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와 폴더블 라인업의 성공을 바탕으로 MX사업부 연매출 130조 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급격한 가격 인상보다는 ‘안정적인 가격 정책’을 유지하며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교체 수요 둔화로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가격 안정은 소비자 체감도를 높이는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 가격 동결 의지는 '소비자 신뢰 회복과 글로벌 점유율 방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정면 돌파 전략"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