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송진우와 방송인 알베르토 몬디가 한·일 역사 관련 발언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25일 유튜브 채널 ‘354 삼오사’에 공개된 국제결혼 토크 콘텐츠였다.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디, 독일 출신 다니엘 린데만, 호주 출신 샘 해밍턴, 그리고 일본인 아내와 가정을 꾸린 송진우가 출연해 다문화 가정의 고민을 나누던 중이었다.
영상에서 송진우는 일본인 아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이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 겪을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는 “와이프가 일본 사람이니까 애들이 학교 가면 역사를 배우지 않냐”며 “아빠는 한국 사람이고 엄마는 일본 사람이다. 한국 사람이기도 하고 일본 사람이기도 하다고 알려주면서 정체성을 확실히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유치원에서 배우나 봐. 와이프 앞에서 ‘독도는 우리땅’을 부른다. 일본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송진우는 자녀가 일본계라는 이유로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주변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어떤 애들은 ‘일본 사람’이라고 돌을 던지기도 했다더라”며 “와이프도 걱정한다. 그래서 ‘옛날에 근데 둘이 싸웠어’, ‘지금은 아니야’라고 미리 알려준다”고 말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제강점기를 ‘싸움’으로 축소한 듯한 표현이 역사 왜곡이라는 지적이 즉각 제기됐다.
대화 과정에서 알베르토는 아들 레오가 한국사에 관심을 보이며 “일본 사람들이 진짜로 나빴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럴 때 ‘옛날에 그랬던 거다. 일본 사람들이 나쁜 게 아니고, 이건 역사다’, ‘양쪽 얘기도 들어봐라’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 발언 역시 식민지 지배라는 구조적 피해·가해 관계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는 표현이라는 비판을 불러왔다.
네티즌들은 “유대인과 나치도 ‘싸운 것’이냐”, “역사의 피해자가 있는 대목을 양비론적으로 말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영상 공개 직후 비판 여론은 빠르게 확대됐다. 제작진은 문제가 된 부분만 조용히 삭제했지만,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영상 전체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그러나 정식 입장 없이 편집만 이뤄지면서 반발은 오히려 더 확산됐다. 시청자들은 다른 영상 댓글을 통해 직접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354 삼오사’ 측은 뒤늦게 편집 과정의 잘못을 인정하며 공식 사과문을 냈다. 제작진은 “출연자의 발언이 특정 사실을 왜곡하거나 잘못된 내용을 전달하는 것처럼 비치게 한 것은 제작진의 잘못”이라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이 싸웠다”는 표현은 본래 역사 축소 의도가 없었으며, “양쪽 얘기를 들어보라”는 말 역시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라는 일반적 조언의 맥락이었다고 해명했다.
송진우는 논란의 중심에 선 뒤 하루가 지난 26일 개인 사과문을 직접 게재했다. 그는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상처와 실망을 드렸다”며 “역사를 왜곡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혐오·폭력 사례를 주변에서 듣고 아빠로서 걱정이 앞선 상황을 설명하며 “아이의 시선에 맞춰 말하려다 ‘싸웠다’는 잘못된 표현을 사용했다. 변명 없이 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또한 “앞으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