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근로자 옭아매는 ‘가짜 3.3% 계약‘

입력 2025-11-26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준호 한양노무법인 대표노무사

지난 9월 고용노동부 장관은 소위 ‘가짜 3.3% 계약’ 등 불법적 관행에 대한 현장 지도·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올해 10월 23일부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에 따라 국세청의 과세 정보와 근로복지공단의 피보험자격 자료 등을 연계·분석할 수 있어 개별 신고가 없더라도 유관기관 자료만으로도 자체적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하게 됐다.

사업주, 비용 절감하려 부당계약

이에 따라 노동부는 11월 중 국세청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물류, 방송, 정보기술(IT), 스포츠, 조선, 교육 등 7대 산업과 음식점·카페·학원·스포츠센터 등 13개 업종을 중심으로 올해 안에 고강도 기획 근로감독에 본격 착수할 예정으로 알려져 있다.

‘가짜 3.3% 계약’은 근로기준법과 4대 보험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실제로는 근로자이지만 근로계약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계약해 3.3%의 사업소득세만 공제하는 위장 계약을 말한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4대 보험료나 퇴직금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 입장에서는 사업주의 절감되는 비용을 본인의 예정된 보수액에 추가로 지급받거나, 본인의 4대 보험료 절감을 위해 합의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문제는 노동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임에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3.3%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어 결국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어 퇴직금, 연차수당, 4대보험 미가입 등 불이익을 받는 경우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주영 국회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근로소득자 기준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신고됐으나 ‘3.3%’로 신고된 사업소득자를 합산할 경우 5인 이상이 되는 사업체 수가 음식·숙박업, 건설업, 운수·창고·통신업의 경우 몇 배수로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되는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되지 않기 위해 ‘3.3% 계약’이 편법으로 악용되는 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다.

노동부의 근로감독으로 ‘가짜 3.3% 계약’이 적발되거나 향후 개별 신고로 인해 불법으로 판단되는 경우 해당 사업주는 최대 3년치까지 4대보험 미가입 과태료 및 추징금,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연장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을 모두 지급해야 한다. 또한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 근로기준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을 받는 등 법적 위험을 안게 된다. 근로자 역시 ‘가짜 3.3% 계약 ’으로 인해 노동법 및 4대보험의 보장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지속됨에 따라 ‘가짜 3.3% 계약’은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큰 위험이 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노동부, 올해 안 고강도 실태조사 예정

노동부는 물류산업의 택배·분류인력, 방송산업의 스태프·작가 , IT산업의 프리랜서 유지보수 및 개발자, 교육산업의 학원 강사, 스포츠산업의 헬스트레이너, 요식업의 종업원 등에 대해 면밀하게 사전 파악하고 집중적으로 단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3%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로는 근무시간과 장소가 지정되고 구체적 업무 지시가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 노동법상 최종 근로자로 판단될 소지가 매우 높다.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신고돼 있지만 ‘가짜 3.3% 계약’이 드러나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근로자와 ‘3.3%계약’을 체결한 사업자들은 본질적 업무수행 방식의 차이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아울러 더 이상 ‘가짜 3.3% 계약’은 용납되지 않으므로, 조속히 합법적이고 공정한 고용형태로 전환해야 할 때임을 인식해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환율 급등에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 ‘와르르’
  • 조세호·박나래·조진웅, 하룻밤 새 터진 의혹들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7,176,000
    • -1.2%
    • 이더리움
    • 4,720,000
    • -0.61%
    • 비트코인 캐시
    • 853,500
    • -2.79%
    • 리플
    • 3,103
    • -4.64%
    • 솔라나
    • 206,400
    • -3.73%
    • 에이다
    • 653
    • -1.8%
    • 트론
    • 426
    • +1.91%
    • 스텔라루멘
    • 375
    • -1.83%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860
    • -2%
    • 체인링크
    • 21,220
    • -1.26%
    • 샌드박스
    • 220
    • -3.5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