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시장금리 급등 부른 ‘기준금리 기대치’

입력 2025-11-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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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최근 금융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환율 및 금리에 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 물론 1470원대를 넘나들면서 높은 변동성를 보이는 환율에 대한 문의가 주를 이루지만, 추가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4분기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난 시장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도 높은 편이다. 실제 국고 3년 금리는 지난 2분기 중반 2.3%를 하회하면서 저점을 기록한 이후 최근 빠르게 상승하며 장중 한때 3%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또한 장기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 국고채 금리도 비슷한 시기에 2.5% 수준으로 저점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상승하며 현재 3.3%에 육박하고 있다. 국고채를 중심으로 한 시장금리의 급등은 예금 금리에도 영향을 주는 바, 근래에는 다시금 정기예금 금리가 3%에 육박하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반등하는 등 일반 금융 소비자들도 체감할 정도가 되었다.

성장 전망치 호조 … 금리인하 기대 ↓

단기간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금리 급등 현상, 그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시장금리의 저점이었던 지난 2분기만 해도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매우 강했다.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연 2.5%까지 낮춰진 기준금리가 내년 초까지 1%대 후반까지 낮춰질 수 있다는 시장 기대감이 커졌던 때이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성장, 물가, 환율, 그리고 가계부채의 네 가지에 주목한다. 지난 2분기만 해도 2025년도 국내 성장률 전망은 0.8%로 금융 위기 당시인 2009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한국은행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약달러 논쟁, 탈달러 움직임과 맞물려 원·달러 환율은 큰 폭 하락하며 달러당 1350원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환율은 안정세를 보였다. 성장 부진과 물가 및 환율의 안정은 경기 부양 차원에서 한국은행의 적극적 기준금리 인하를 자극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에, 당시 서울 부동산 가격 불안으로 인한 가계 부채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매우 높았다.

그러나 4분기 들어 한국은행이 주목하는 네 가지 요소들은 크게 변화했다. 우선 상반기 추경 영향과 예상 외의 호조세를 보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개선으로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는 1.0%로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함께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데, 약 1.8% 수준으로 예상되면서 조속한 금리 인하를 필요로 하는 부진한 성장률 레벨과는 다소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물가, 한은 목표치 넘어 경계감 키워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4%로 큰 폭 반등하며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인 2.0%를 재차 넘어섰는데, 물가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2분기와는 달리 원·달러 환율이 재차 1470원을 넘어서며 연고점 수준까지 급등하는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는 바, 미국과의 금리차를 고려하지 않은 과감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6·27대책 및 10·15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진다는 기대감이 형성된다면 재차 부동산 가격 불안 및 가계 부채 급증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 이상을 통해 보았을 때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제한하는 요인들이 지난 2분기와는 달리 크게 강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채권시장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 시장금리는 선제적으로 큰 폭 하락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곤 하는데, 이에 2분기에 큰 폭 하락했던 시장금리가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약해지며 다시금 상승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바뀐 성장 전망과 물가 및 환율의 불안, 그리고 가계 부채까지, 시장금리를 흔드는 복합적 요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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