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KB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을 기존 수준인 ‘A1(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정부의 매우 높은 지원 가능성과 금리 하락기에 따른 영업환경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1년~1년 반 동안 그룹 신용도가 견조할 것이라는 평가다.
24일 무디스는 KB금융지주의 장기 외화표시 발행자등급(A1)과 단기등급(P-1)을 확정하고,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정부(대한민국, Aa2 안정적)의 매우 높은 지원 의지와 자회사 전반의 양호한 자본·수익 기반이 등급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무디스에 따르면 KB금융의 A1 등급은 △지주사의 기본신용도(BCA) 개념에 해당하는 baa1 수준의 예비등급(PRA) △자회사 대비 선순위 구조적 열위(서브오디네이션)를 반영한 1노치 조정 △한국 정부의 ‘매우 높은 지원 가능성’을 근거로 한 3노치 상향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핵심 자회사 건전성도 확인됐다. 국민은행은 최근 신용 사이클 둔화 국면에서도 안정적인 자본비율과 양호한 자산건전성을 유지했다. KB국민카드는 13일 무디스가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꿨는데, 이는 강화된 자본력과 건전성 개선이 반영된 결과다. 두 회사는 그룹 자산의 약 80%를 차지한다.
반면,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에 대한 ‘모험도’는 꾸준히 지적돼왔다. KB증권은 레버리지와 리스크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아 그룹 차원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하지만, 전체 자산 비중이 10% 안팎에 그쳐 핵심 자회사들의 완충력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무디스는 또한 KB금융의 규제상 이중레버리지(Double Leverage)가 9월말 기준 108.4%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리 하락기 진입으로 가계와 기업의 채무상환 부담이 완화되고, 금융권 전반의 자산건전성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점도 긍정 요인으로 제시했다.
향후 등급 조정 요인도 제시했다. 자회사들의 재무 프로필이 개선되고 이중레버리지가 안정되면 상향 조정 가능성이 열리지만, 반대로 정부 지원의지 변화, 한국 국가신용도 하락, 또는 자회사 건전성 악화가 발생하면 하향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