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시장된 중국인, 알고보니 범죄집단 운영⋯인신매매 혐의로 종신형

▲앨리스 궈 전 밤반시 시장. (2024년 9월 9일 촬영된 앨리스 궈의 모습./AFP 연합뉴스)

필리핀의 지방 도시에서 시장 신분으로 범죄를 저지른 중국인에게 종신형이 선고됐다.

1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마닐라 지방법원은 인신매매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의 앨리스 궈(35·중국명 궈화핑)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2년 밤반시의 시장으로 당선된 궈는 지난해 5월 중국 정보기관과의 연계 의혹이 불거지며 직위 해제됐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중국계 범죄 조직과 결탁해 불법 온라인 도박장과 사기 센터를 운영해 온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며 충격을 안겼다. 인신매매 역시 이 과정에서 확인됐다.

해당 센터는 고급빌라에 대형 수영장까지 갖춘 대규모 복합단지였으나 실제로는 로맨스 스캠등 각종 범죄가 이뤄지는 조직의 아지트였다.

특히 해당 센터에서는 외국인 등 수백명을 감금하고 사기를 강요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센터는 지난해 3월 감금되어 있던 베트남 피해자가 탈출 후 경찰에 신고하며 드러났다.

수사 당국이 현장을 급습한 결과 범죄에 동원된 감금 인원 700여명이 구조됐고 다양한 국적의 피해자들은 범죄에 가담하지 않을 경우 고문 등 가혹 행위를 당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 부지의 절반은 궈의 명의로 되어 있었으며 위치 역시 시장실 뒤편에 붙어 있었다. 그는 해당 법인의 대표이자 실질적 운영자로 확인됐다.

이 모든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궈는 “중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후로는 필리핀 농장에서 자랐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문 대조 결과 궈는 10대 시절인 2003년 중국 여권으로 입국한 ‘궈화핑’과 일치했다. 현재 궈가 보유했던 필리핀 여권은 말소된 상태다.

궈는 지난해 7월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말레이시아도 도주했다. 이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으로 도주했으며 두 달만인 같은 해 9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체포됐다.

한편 궈의 출신 배경은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한 이유로 일각에서는 중국인 간첩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궈는 인신매매 혐의와 함께 뇌물수수, 돈세탁 등 혐의도 추가로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