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암살 관련 왕세자 두둔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도 요구하지 않아
“사우디, 非나토 주요 동맹국으로 지정”
머스크ㆍ축구스타 호날두 공식 만찬 참석

18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백악관 정상회담 후 ‘사우디와의 경제·국방 파트너십 강화’라는 이름의 팩트시트를 공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F-35 인도를 포함한 대규모 방위 판매 패키지를 승인했다”며 “이는 미국 방위산업 기반을 강화하고 사우디가 계속해서 미국산을 구매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가 약 300대의 미국 전차를 구매하는 데 합의했고 이를 통해 사우디는 자체 방위 역량을 강화하고 수백 개의 미국인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F-35 거래는 향후 미국 정부의 검토와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거래가 성사되면 사우디는 최첨단 미국 전투기를 도입한 최초의 아랍 국가가 될 수 있으며 중동의 군사적 균형이 달라질 수 있다고 CNN은 짚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F-35 판매를 승인하는 과정에서 사우디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요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팩트시트에도 이스라엘 언급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시절만 해도 사우디를 비롯한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의 화해를 위해 애썼지만, 이번에는 사우디에만 초점을 맞췄다.
나와프 오바이드 킹스칼리지 전쟁학과 선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두 국가와의 관계를 분리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며 “그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때문에 모든 무기와 관련 물품 판매를 중단하는 시간 낭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에는 새 정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스라엘 안보 소식통은 “사우디가 5세대 전투기를 도입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수년간 중동 누구도 이스라엘과 동일한 기체 성능을 갖지 못하도록 매우 신중하게 관리해 온 것은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의 심각성은 과장되지 않았다. 이는 이스라엘에 좋은 일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에 대해서는 “왕세자는 아무것도 몰랐다”며 빈 살만 왕세자를 두둔했다. 이 사건 관련 질문을 한 ABC뉴스 기자에게 “그런 질문을 해서 우리 손님을 당황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후 “정말로 끔찍하고 반항적인 질문”이라며 “ABC는 가짜 방송이므로 면허를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빈 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지목받아 트럼프의 전임자인 조 바이든을 포함해 오랜 서방 동맹국들로부터 외면받았다.
빈 살만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후 “우리는 6000억 달러 투자를 약 1조 달러로 늘리는 계획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 우리가 체결한 계약은 기술, 인공지능(AI), 희귀 소재, 자석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투자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가 5월 중동을 방문했을 때 6000억 달러 수치를 제시했는데 이를 더 늘린 것이다.

트럼프는 회담 후 공식 만찬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게 또 다른 선물을 안겼다. 그는 공식 만찬에서 “사우디를 ‘비(非)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요 동맹국’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이 지위를 부여받으면 특정 군사 장비 구매 시 우선권과 금융지원, 공동 연구 활동 참여 등이 보장된다. 현재 한국과 이스라엘, 이집트 등 19개국이 여기에 속한다.
만찬도 매우 성대하게 치러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세계적인 기업 대표는 물론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까지 모습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