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배부된 컴퓨터용 사인펜의 잉크가 번지거나 터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제보가 전국적으로 잇따르자 교육부가 “채점 과정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함께 사인펜 번짐 현상으로 인한 수험생 피해가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라며 “특정 업체의 일부 제품에서 문제가 확인됐으나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현상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평가원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기준 사인펜 관련 민원이 대거 접수됐다. 일부 게시물에는 시험 도중 잉크가 번져 답안지 교체나 수정 과정에서 시간을 잃었다는 호소가 잇따랐다.
수험생 A 씨는 “영어 영역 문제를 푸는 중 제공된 사인펜 잉크가 심하게 번져 문제풀이가 불가능했다”며 “답안지를 교체했지만, 또 번짐이 발생해 시험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또 다른 수험생 B 씨는 “국어 시험 종료 직전 잉크가 갑자기 터져 답안지에 번졌다”며 “급히 수정하고 답안지를 다시 작성했지만 실수를 했는지 불안하다. 가장 중요한 과목에서 이런 문제가 생겨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시험장에서는 감독관이 사인펜을 교체해 주거나 답안지 수정 과정을 직접 확인해주는 등 현장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인펜 불량으로 인해 시간 손실이 발생해 풀지 못한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경기 화성의 한 수험생은 시험 중 잉크가 터져 답안지 교체에 약 5분을 소요했으며, 새 답안지에도 책상에 묻은 잉크가 번져 추가 피해를 봤다고 호소했다. 그는 “결국 5문제를 풀지 못한 채 제출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수능 관련 이의제기가 접수 중으로, 번짐 피해는 17일 오후 6시까지 접수된 내역을 바탕으로 종합 검토할 것”이라며 “채점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가원과 함께 세밀하게 확인하겠다”고 강조했다.
평가원은 17일 오후 6시까지 문제와 정답 등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한 뒤 심사 과정을 거쳐 오는 25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