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하이닉스는 숨 고르기
일주일 상승률 3.9%, 4.1%↑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속에서도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메모리반도체가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면서 반도체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반도체 겨울론’과 올해 4월 ‘관세 빙산론’을 잇따라 제시하며 국내 반도체 업황에 부정적 견해를 유지해 왔지만, 이번에는 정반대의 전망을 내놓으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2일 코스피는 전일 4100선을 회복한 뒤 장중 상승폭을 키워 1% 넘게 올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00포인트(pㆍ1.07%) 오른 4150.39로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4097.44로 출발해 4088.86까지 밀렸으나 기관이 9128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466억 원, 4281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22.24p(2.52%) 오른 906.51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뉴욕증시는 AI 산업 수익성 논란 속에 혼조세를 보였다.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에 엔비디아가 2.96%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48% 떨어졌다. AI 거품 논란의 불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모건스탠리의 ‘메모리-최고의 가격 결정력(The Best Pricing Power)’ 보고서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각각 14만4000원, 73만 원으로 제시했다. 또 강세장이 올 경우에는 삼성전자 17만5000원, SK하이닉스 85만 원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새로운 가격 고점은 일반적으로 새로운 주가 고점으로 이어진다”며 “이번 사이클은 이를 뒷받침할 막대한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I의 장기 성장 동력은 여전히 견고하며 메모리 가격 상승은 미지의 영역으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불과 올해 4월까지만 해도 미국발 관세 리스크를 ‘한국 반도체를 덮칠 또 다른 빙산’에 비유하며 SK하이닉스에 경고장을 날린 바 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겨울론’을 내세워 목표주가를 반 토막 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업황 반등과 함께 “가격 결정력이 시장을 이끈다”는 판단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은 이미 의미가 없다”며 “AI 수요가 구조적으로 강한 가운데 D램 현물가격이 매일 오르고 있어 IT 업종과 코스피 전체의 이익(EPS)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익 실현 매물에 소폭 조정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0.39% 내린 10만3100원, SK하이닉스는 0.32% 하락한 61만7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삼성전자는 9만9200원에서 10만3500원으로, SK하이닉스는 59만3000원에서 61만9000원으로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이날은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최근 1주일간 상승률은 각각 3.9%, 4.1%로 추세는 여전히 견조하다.
국내 증시의 또 다른 상승 축은 정부의 자본시장 부양정책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에 이어 대통령이 주식 장기보유자에 대한 세제 혜택 마련을 지시하면서 금융주와 증권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KB금융(3.52%), 신한지주(3.21%), 하나금융지주(3.71%), 삼성증권(9.17%), 한국금융지주(3.95%) 등 금융·증권주가 일제히 급등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