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용 지능형 카메라 반도체 기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넥스트칩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당면한 재무위기를 해소하려 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가 미봉책에 그칠지, 아니면 기업의 완전한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위한 기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넥스트칩은 현재 228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1차 발행가액은 주당 1793원으로 결정됐으며 이달 28일 최종 발행가를 확정하고 12월 11일에 납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자금 조달의 목적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함이다. 증자 대금 중 약 84%를 1회차 전환사채(CB)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며, 나머지 약 38억 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
이처럼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배경에는 심각한 재무구조 악화가 있다. 앤씨앤의 오토모티브 사업부가 물적분할돼 2022년 상장한 넥스트칩은 외형 성장을 이루고 있으나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해 왔다. 그 결과 반기 말 현재 자본잠식률이 118.6%를 기록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이로 인해 코스닥시장본부는 넥스트칩을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했다. 회사는 6월에도 공모 유상증자를 시도했으나 목표 금액(395억 원) 대비 76억 원 조달에 그쳐 300억 원 규모의 CB 상환 재원 마련에 실패하면서 이번 유증을 추진하게 됐다.
넥스트칩이 추정하는 올해 실적은 매출 428억 원, 영업손실 124억 원, 순손실 156억 원이다. 특히 하반기 순손실 규모와 최종 발행가 수준에 따라 유상증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만약 발행가가 1000원 미만이고 순손실이 51억 원을 기록할 경우, 올해 말 자본잠식률이 다시 50%를 넘길 수 있다는 위기에 직면한다.
어려운 재무 상황에도 넥스트칩은 내부 정비와 사업 확장을 통해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올해 9월부터 조직 개편과 인적 조정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회사는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내년도 턴어라운드를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AI모티브와 자율주행 검증을 비롯해 센서칩 활용 이미지 신호 처리(ISP) IP 설계 등 사업 영업 확장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4월 보고서에서 “자율로봇과 AI 로봇이 서비스, 의료 제조업, 물류 등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센서에 대한 탑재량도 증가하고 있다”며 “코어 ISP를 보유한 넥스트칩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돼 내년부터 로봇향 매출 증가와 더불어 영업이익률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회사 역시 4분기에 매출 147억 원, 영업이익 5억 원으로 턴어라운드를 달성할 것으로 추정한다. 회사 관계자는 “4분기에 분기 흑자를 시작으로 내년에도 긍정적인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