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했지만, 신축 단지나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은 여전히 탄탄한 수요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결국 부동산 시장은 언제나 조정과 균형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찾아간다. 이번 대책도 과열된 열기를 식히면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속도 조절 장치’로 해석할 수 있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는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규제 지역의 거래가 위축되자, 비규제 지역이나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곳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중도금 대출이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전매 제한이 완화된 지역은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맞물리는 교차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10·15 대책은 수도권 전반의 열기를 식히면서 동시에 규제 밖 지역의 존재감을 키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대책 이후 일부에서는 “집값이 본격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실제 시장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난 3년간의 흐름처럼 지루한 답보 상태가 지속되거나 가격 조정은 일시적일 수 있으나, 일부 지역 일극화로 집중되는 수요를 규제수단을 통해 분산시키고 균형을 맞추려는 의도도 내포된다. 한편 분양 시장으로 일부 관심이 집중되는 흐름은 오히려 뚜렷하다. 물론 합리적 가격에 내 집을 마련을 해야하는 전제는 확실히 두고 말이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청약 당첨=실거주’라는 원칙을 강화시키면서 이 과정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실거주 중심의 청약 재편이다. 대출 한도 축소, 전월세 전환율 상승 등으로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확실한 내 집, 새 집이라는 만족감에 ‘잔금 유예’ 성격이 짙은 청약이 외려 매력적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은 단기적 가격 하락보다는 시장 체질의 변화, 즉 실수요 중심의 재편에 방점이 찍혀 있다. 즉, 시장을 왜곡시키는 투기 수요를 거르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는 건강한 균형의 회복기에 가깝다. 지금 시장의 관심사는 ‘무엇을 사느냐’보다 ‘어디서, 어떤 주택을 고르느냐’에 있다. 생활 인프라, 교통 접근성, 브랜드 신축은 여전히 ‘3대 선택 기준’으로 꼽힌다.
‘10·15 대책’ 이후 규제의 흐름은 분명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시세 예측’이 아니라 나의 삶의 반경과 가족의 미래를 함께 고려한 합리적 선택이다. 내 집 마련의 답은 숫자가 아니라 ‘삶’ 안에 있다. 진짜 실거주는 결국 ‘나에게 맞는 집’을 찾는 과정이며, 그것이 바로 지금 시장이 던지는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