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글로벌 M&A로 대응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 격전 예고

인공지능(AI) 성장세가 갈수록 가팔라지면서 데이터센터의 효율적인 열처리를 위한 냉난방공조(HVAC) 기술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기업 인수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외연을 키우는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플랙트 그룹은 5~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데이터 센터 월드 2025’에 참가해 전시 부스를 차리고, 자사의 프리미엄 HVAC 솔루션을 전시했다.
HVAC은 온도·습도·공기 품질 등을 사용 목적에 따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AI 발전으로 인해 데이터센터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으로 HVAC이 주목받고 있다.
플랙트는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적용되는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플랙트 그룹 인수를 완료했다.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개별공조 중심의 솔루션에서 각종 산업·대형 건물용 솔루션 및 고성장하는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으로 본격 진출해 기업간거래(B2B) 사업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플랙트의 생산·판매 거점 등 핵심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조 솔루션을 개발하고, 단계적으로 양사의 제품·서비스를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플랙트는 전세계 10여 개의 생산거점과 유럽·미주·중동·아시아까지 폭넓은 판매·서비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터널·선박·방산용 환기, 화재 안전 시스템을 제공하는 '우즈(Woods)' △공기조화·유동 솔루션을 담당하는 '셈코(SEMCO)' △자동화 기반 빌딩 제어 전문 회사 'SE-Elektronic' 등의 자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대형 HVAC 설비기업 레녹스와 함께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냉난방공조 노스 아메리카’를 설립한 바 있다. 현지 시장에서 기존 유통망에 레녹스의 유통망까지 더해지면서 판매 경로가 크게 확대됐다는 평가다.

LG전자 역시 올해 노르웨이 온수 솔루션 기업 OSO 그룹을 인수하면서 히트펌프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OSO는 히트펌프나 보일러로 가열한 물을 저장하는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전기 온수기 등 온수 솔루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스테인리스 워터스토리지 분야에서는 유럽 점유율 1위인 만큼 LG전자가 현지 시장을 공략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달에는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을 포함한 주요 HVAC 사업 임직원들이 OSO 본사를 찾아 주요 경영진들과 회동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이외에도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인프라 기업 플렉스와 AI 데이터센터 발열 문제를 해결할 ‘모듈형 냉각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LG전자의 칠러, 냉각수 분배 장치(CDU), 데이터센터 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컴퓨터룸 공기 처리 장치(CRAH) 등 고효율 냉각제품과 플렉스의 IT∙전력 인프라 등을 결합해 모듈형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건물, 병원, 공장 등 전 영역에서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HVAC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