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장 기업 경영자 사상 최고액

미국 전기차 대기업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최대 1조 달러(약 1449조 원) 규모의 초대형 보상안을 승인했다. 미국 상장 기업 경영자로서는 사상 최고액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텍사스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CEO가 정해진 경영 목표를 달성했을 때 테슬라 전체 보통주의 약 12%인 4억2300만여 주를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지급하는 보상안을 표결했다. 안건은 75%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찬성표를 끌어내기 위해 테슬라 이사회와 머스크 CEO, 저명한 개인투자자 등은 수주 간에 걸쳐 적극적인 설득전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조사 회사 에퀼러에 따르면 1조 달러의 보상액은 미국 상장 기업 경영자로서는 사상 최고액이다. 이번 보상 패키지를 통해 머스크 CEO는 사상 최초로 ‘트릴리오네어(Trillionaire·자산 1조 달러 이상 보유자)로 올라서고, 향후 10년간 테슬라 지분 보유 비율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릴 길이 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다.
이번 보상패키지는 올해 9월 이사회가 설정한 것이다.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 등 복수의 유력 기업을 이끄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 경영에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10년간의 보수 체계로 결정했다.
보상 전액을 받기 위해서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시장 가치를 대폭 끌어올리고, 부진한 자동차 사업을 재건하며, 시작 단계에 있는 로보택시 및 로봇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구체적인 경영 목표는 △시가총액 최종 8조5000억 달러 도달 △차량 2000만 대 인도 △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구독 1000만 건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 배치 △로보택시 100만 대 상업 운행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4000억 달러 등이다.
이번 보상안 표결은 테슬라에 중요한 사안이었다. 머스크 CEO는 테슬라에 대한 경영권을 더욱 강화하지 못하면 CEO직에서 물러나거나 다른 사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결과에 따라 테슬라가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야심 찬 전략을 추진하는 가운데, 머스크 CEO는 앞으로도 계속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테슬라 이사회는 지지를 얻기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대형 기관 투자자들과의 회동과 로빈 덴홈 테슬라 이사회 의장의 미디어 출연을 이어갔다. 덴홈 의장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머스크에 대해 “세대를 대표하는 리더”라며 “앞으로 10년 동안 테슬라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은 일론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머스크 CEO는 이날 테슬라가 삼성전자와 TSMC와 같은 기존 공급업체와 협력 중이지만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결국 자체 칩 공장을 건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공급업체로부터 최상의 시나리오로 반도체 생산량을 추산해도 여전히 부족하다”며 “따라서 테슬라 테라팹(제조시설)을 건설해야 할 수도 있다. 기가보다 훨씬 더 큰 규모”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