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2 수출 동반 부진⋯전체의 35%가 '흔들'
지난달 우리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하며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와 선박이 이끄는 견조한 실적에 힘입어 올해 2년 연속 연간 수출 최고치 경신이라는 대기록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두 축인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 동반 부진이 빛나는 성과 속 '옥의 티'가 되고 있다.
2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6% 증가한 595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5개월째 증가세를 지속했다. 이는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2.0일)를 딛고 이룬 성과다.
수출 호조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와 선박이었다. 반도체 수출액은 인공지능(AI) 서버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지속되며 전년 대비 25.4% 증가한 157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8개월 연속 증가세이자 역대 10월 중 최대 실적이다.
선박의 경우 대형 해양플랜트(24억7000만 달러) 수출이 더해지며 131.2%라는 폭발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이 역시 8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러한 주력 품목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1~10월 누적 수출액은 5792억74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의 6836억900만 달러를 넘어서기 위해 남은 두 달간 필요한 수출액은 월평균 약 521억7000만 달러다. 올해 월평균 수출액이 약 579억3000만 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2년 연속 최고치 경신이 매우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화려한 실적 이면에는 깊은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G2(미국·중국) 시장이 동시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18.3%, 대미국 수출 비중은 17.3%로, 양국을 합친 비중은 35.6%에 달한다 .
10월 월간 실적에서 대미국 수출은 고관세 여파 등으로 16.2% 급감한 87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 . 이는 9대 주요 지역 중 유일한 두 자릿수 감소율이다. 대중국 수출 역시 5.1% 감소한 11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
올해 1~10월 누적 실적을 봐도 대미국 수출은 전년대비 5.1% 감소했고, 대중국 수출 역시 4.3% 줄어들었다.
정부는 최근 한미 양국의 관세 협상 세부 사항 합의로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 25%→15% 축소 등으로 대미 수출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중 갈등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중국의 내수 중심 성장 전략, 좁혀지는 한중 기술 격차 등 구조적 변화가 계속되는 만큼 근본적인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