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고공행진에도 제조업 고용 악화일로⋯'반도체 착시효과'

입력 2025-10-28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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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수출 사상 최대⋯제조업 일자리는 15개월째 '뒷걸음'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시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시스)

지난달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호황 속에서 경제의 허리인 제조업 고용은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고용효과가 미미한 반도체가 수출 호황을 이끄는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7% 늘어난 659억50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는 9월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를 포함한 올해 3분기(7~9월) 수출액은 1850억 달러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고관세, 중국 시장의 부진 등 어려운 통상 환경 속에서도 우리 수출이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수출과 연관성이 큰 제조업 고용지표는 암울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6만1000명 줄어 15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고용 한파가 장기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수출과 고용의 '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는 원인을 수출의 질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의 수출 호황은 사실상 반도체가 '나 홀로' 이끌고 있으며 여기에 '고용 없는 성장'이 숨어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수출 호조는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폭발한 반도체 덕분이다. 9월 반도체 수출액은 166억1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수출액의 약 25.2%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자본·기술 집약적' 장치산업으로, 고용 창출 효과가 다른 주력 산업에 비해 현저히 낮은 산업으로 꼽힌다. 생산 공정 대부분이 자동화 설비로 이뤄지기 때문에 수출이 늘어도 필요한 인력은 적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억 원 생산 시 창출되는 일자리를 의미하는 '취업유발계수'는 반도체가 2~3명 수준에 불과합니다. 반면 자동차와 선박은 7~8명으로 반도체의 3배에 달한다. '반도체 호황'이 전체 '고용 시장의 훈풍'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다.

'반도체 착시'를 걷어내면 다른 주력 산업의 부진이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석유화학은 글로벌 공급 과잉으로, 철강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영향으로 수출 감소체가 지속되고 있다. 전통적인 주력 제조업 분야가 흔들리면서 이들 산업에 집중된 일자리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기술 발전으로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등 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같은 양을 생산하더라도 필요한 인력은 계속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지만, 제조업 고용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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