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23일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다. 한 주간 대내외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미국 백악관이 한미·미중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면서 외교 불확실성도 해소됐다. 전문가들은 단기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유동성과 수출 회복세를 고려할 때 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23일 3951.59에 마감했다. 대내외 리스크 완화에 힘입어 한 주간 192.70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투자자별로는 기관이 1조1413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648억 원, 7475억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23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하면서 코스피는 마지막 거래일에 상승 탄력을 받았다. 백악관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밤부터 각국 정상과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며, 29일에는 이재명 대통령,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이다. 대중 소프트웨어 수출 제한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미·중 정상회담 일정이 공식화되면서 관련 우려는 진정됐다.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범위를 3650~3950으로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한국의 수출 호조를, 하락 요인으로는 금리 인하 기대 축소와 차익실현 매물 출회를 꼽았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bp=0.01%) 인하할 가능성이 98.9% 반영돼 있다”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고용 둔화 우려 발언을 고려하면 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무역수지 개선 등 펀더멘털을 생각하면 되돌림 여지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협상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액 선불을 고수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다만 최근 조지아 주지사가 방한해 현대차 등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논의한 만큼, 미국이 투자 분할안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나 연구원은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흐름이 일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달 1~20일 일평균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하는 등 수출 여건은 양호하다”라며 “국내 투자자 예탁금이 80조 원을 돌파해 유동성도 풍부하다. 실적과 유동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장세이므로 단기 조정은 매수 기회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관심 업종으로 반도체, 증권, 지주,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자동차를 제시했다. 또 “코스피 내 업종별로 올해 수익률이 부진했던 종목들이 실적 개선 기대만으로도 강한 매수세를 보인다”라며 “대표적 사례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 기대감에 단기간 급등한 이차전지 업종을 들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