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李정부에 “우리와 손 잡아야”⋯정부 “韓 데이터센터 최우선 고려”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 책임자(CGAO)가 서울 중구에서 열린 미디어테이블에서 오픈AI의 한국 협력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지제공=오픈AI)

오픈AI가 한국이 인공지능(AI) 시대 경제 성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자사와 같은 프런티어 AI 개발사와 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업, 정부와 파트너십 강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오픈AI에 글로벌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 중 국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최우선 순위로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23일 오픈AI는 '오픈AI의 경제 청사진 보고서'(AI in South Korea: OpenAI's Economic Blueprint·블루포인트)를 통해 “한국은 전략적 협업을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컴퓨팅 자원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인프라 설계와 에너지 효율화에서 세계적 모범 사례를 도입·습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대규모 모델 연구 수준은 높지만 산업 전반으로의 확산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때 오픈AI가 축적한 대규모 모델 배포 경험을 활용하면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AI 도입을 가속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자국 중심의 독립적 AI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협력을 병행하는 '듀얼 트랙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운데이션 모델·인프라·GPU 확보 등 디지털 주권 강화를 지속하는 동시에 오픈AI 등 프런티어 AI 기업과의 전략적 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픈AI는 이달 1일 삼성전자ㆍSK 그룹,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체결한 협약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오픈AI는 삼성·SK와 각각 D램 웨이퍼 공급 계약을 맺고 한국 AI 데이터센터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한국이 오픈AI의 초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Stargate)에 참여한다고 명시했다. 한국의 스타게이트 참여는 아태 지역 국가 중 처음이다.

크리스 리헤인 오픈AI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 책임자(CGAO)는 이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미디어테이블에서 “글로벌 차원의 스타게이트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핵심 부품 특히 메모리 칩을 삼성과 SK하이닉스와 협력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것”이라며 “글로벌 스케일의 AI 인프라를 위한 한국의 핵심 역할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국 내 데이터센터 구축 이니셔티브를 작동시킬 것”이라며 “현재 정부 및 민간 파트너들과 함께 입지, 모델, 운영방식 등을 검토 중이며 OpenAI가 직접 투자하거나 공동 운영하는 등 여러 옵션이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는 지난번 협악에 이은 후속 논의로 국내 데이터센터 최우선 고려를 요청했다. 이날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오픈AI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서 한국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최우선순위로 반영해달라”며 “SK·삼성 등과의 협의도 신속히 진척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오픈AI 측은 “자사는 인재·기술 수준·전력 수급·정부 정책 의지·AI 수요 등 제반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요한 AI허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산업계와 구체적 협력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리헤인 CAGO는 3년 후 로봇 AI 시대의 도래를 점치며 한국의 역할을 기대했다. 그는 “올해는 코딩과 구매, 여행 등에 도움을 주는 에이전틱AI의 해였다면 2026년은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해 과학과 헬스케어 분야에 큰 변화를 주는 해가 될 것”이라며 “2027년은 로봇 AI 시대가 본격화할 예정인데 이 분야에서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