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슬란드에 있는 빙하가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녹게 되면 지역에 있는 활화산의 분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일부 과학자들의 예측이 나왔다.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아이슬란드 빙하 아래에 묻혀 있는 활화산들이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다시 활동을 시작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대서양 중앙해령 위에 있는 아이슬란드는 지구의 두 지각판이 서로 멀어지는 경계선에 있는데 그 틈새는 마그마가 솟아오르기 좋은 구조를 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으로 인해 아이슬란드에는 34개의 활화산이 있고, 그중 절반은 현재 최대 1km 두께의 빙하 아래에 묻혀 있는 상태다.
그런데 이 빙하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점차 녹는 중이며, 일부 과학자들은 빙하들이 200년 안에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과학자들은 화산을 짓누르던 빙하가 녹으면 녹을수록 화산들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분화가 더 자주 그리고 더 격렬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슬란드 기상청 소속 미셸 파크스 박사는 “얼음이 줄어들면 화산 분출 가능성이 늘어나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3년간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파크스 박사는 “현재까지 수집한 지질 자료에 따르면 현재 아이슬란드 아래에서는 100년 전보다 2~3배 많은 마그마가 생성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레이스타인 시그문드손 아이슬란드대 지구물리학자는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마그마는 몇십 년 내로 지표로 분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아이슬란드 중앙부의 그림스보튼과 바르다르붕가 화산은 최근 수십 년의 활동이 이전보다 훨씬 활발한 것으로 관측됐다. 역사적으로도 약 1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후 아이슬란드를 감싸고 있던 수천 미터 두께의 빙하가 줄어들자 화산 분화 횟수는 이전보다 최대 50배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아이슬란드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남극, 알래스카, 안데스 산맥 등도 똑같은 위험을 안고 있다. 현재까지 약 250개의 화산이 빙하 아래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이 화산들 모두 위험 후보군인 셈이다.
2020년 발표된 관련 연구에 따르면 안데스 산맥 화산에서 5km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약 5만 명, 100km 내에서 사는 사람들은 1억6000만 명에 달한다. 이들 모두 화산 위협에 노출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에서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는 세계적 규모로 저질러진 최대의 사기극”이라 주장하며 지구온난화의 위협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를 막고 화산이라는 자연재해도 예방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점차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