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블코인은 비트코인처럼 가격이 요동치지 않고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으로 디지털 현금 역할을 한다. 미국 달러나 원화 같은 법정화폐에 일대일로 고정되거나, 알고리즘으로 가격을 조절한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달러에 고정된 USDT(테더)나 USDC가 있다. 이는 거래소에서 ‘기본 통화’ 역할을 하며, 송금 수수료가 1달러 미만으로 저렴하고 언제든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 법정화폐 담보 형태라는 안정성으로 글로벌 거래의 75%를 차지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올 9월 기준 스테이블코인 총 발행액은 3000억 달러(약 410조 원·코인텔레그래프)를 넘어섰다. 일일 거래량은 200억~300억 달러로, 2021년 이후 연평균 65% 성장 중이다. 2030년까지 2조 달러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용 분야는 디지털 자산 거래(75%)가 주를 이루지만, 해외 송금(15%), 전자상거래(5%)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실물 자산(RWA) 토큰화 흐름이 뜨겁다. 예를 들어 부동산이나 예술품을 블록체인으로 ‘분할 소유’하게 되면서 소액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USDT의 예비금 투명성 논란처럼 규제 불확실성과 자금세탁 리스크가 과제다. 한국의 디지털자산기본법이나 유럽연합(EU)의 MiCA 규제가 안착되면, 시장 성장이 더 가속화될 걸로 보인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CRE)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유는 전통 은행 송금은 며칠 걸리고 수수료가 비싸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즉시·저비용으로 국경을 초월한다. 현재 CRE 분야 스테이블코인 결제 비중은 0.02%에 불과하지만, 2030년까지 5~10%로 늘어날 전망(딜로이트)이다. 실제 사례로, 맨해튼 1800만 달러 사무실 건물이 아발란체(Avalanche) 블록체인으로 토큰화되어 100달러 단위 투자가 가능하다. 수수료는 기존의 10% 수준이다. 유럽은 MiCA 규제 덕에 수수료가 절반 이하로 내려가고 있다. 즉 소액 투자자 유입으로 시장 접근성이 나아졌다.
스테이블코인과 AI의 결합은 단순 결제가 아니라 ‘자율 경제’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되고 있다. 자율 쇼핑 봇 같은 AI 에이전트가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면, 국경을 넘는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그 예로 구글의 AP2 프로토콜은 AI 자동 결제를 표준화하고 있다. 즉, AI 에이전트 경제는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내 가치 교환으로 구축되고 있다(2025 다보스 포럼).
네이버는 세계 4위 거래소 업비트 모회사 두나무 인수를 추진 중이다. 목적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구축하여, AI 에이전트의 글로벌 결제 강자가 되기 위함이다. 하지만 카카오 등 경쟁사 반발과 규제 심사 지연, 프라이버시 리스크가 걸림돌이다. 또한 성공한다 해도 글로벌 후발주자로서 구글·코인베이스와의 격차를 메꿔야 한다.
스테이블코인은 CRE 문턱을 낮추고, AI 에이전트의 디지털 지갑이 되어 미래 경제를 재편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이 2조 달러로 커지는 가운데, 한국의 관련 법이 조만간 명확해지면 B2B(기업 간 거래)·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가 꽃피울 것이다. 부동산 투자에서 토큰화 기회가 늘고, 온라인 쇼핑에서 AI 결제가 혁명을 일으킬 걸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