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정족수 60명 못 채워
트럼프 “친 민주당 프로그램 우선 폐쇄”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황이 시작된 지 3주차에 접어든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정치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엑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 연방의회 상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공화당의 단기 지출법안(임시예산안)을 투표에 부쳤지만, 찬성 49표에 반대 45표로 최종 부결됐다.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막을 수 있는 정족수인 찬성 60표를 얻지 못하며 이번까지 총 8차례의 표결이 부결된 것이다.
연방정부가 셧다운에 돌입한 지 3주차에 접어들었지만, 미 양당의 입장은 아직도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공화당은 일단 임시예산안이라도 처리해 정부를 정상 가동한 뒤 다시 정식 예산안 논의에 들어가자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반면 민주당은 ‘오바마 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을 요구하며 임시예산안 처리를 거부하고 있다.
양당의 대치가 계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들의 갈등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가 됐다.
그가 셧다운으로 임금 지급을 할 수 없다는 핑계로 평소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거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부처의 공무원 인력들을 대규모 해고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셧다운을 계기로 민주당 색채가 강한 정부 프로그램들을 우선하여 폐쇄하고 있으며 이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지금 완전히 당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그치지 않고 연방정부가 폐쇄했거나 곧 폐쇄할 ‘친 민주당 프로그램’ 리스트를 17일께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를 향해 “그는 실패한 정치인이다. 급진 좌파가 민주당을 장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비난했다.
같은 날 슈머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정책들로 인해 시골 지역의 의료 서비스가 심각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공화당은 의료 위기 해결은커녕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아 정부를 셧다운 시켰다”고 비판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백악관이 공무원들을 해고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셧다운의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