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와 동일 규모 공급 계약
오픈AI, 한 달 사이 26GW 공급망 확보
美 뉴욕증시 반도체 종목 급등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10기가와트(GW)에 달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칩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AI 칩 단일 공급 규모로 사상 최대인 약 3500억 달러(약 500조 원)를 투자한다. 극단적인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픈AI와 브로드컴은 성명을 통해 차세대 AI 클러스터용 가속기와 네트워크 시스템 공급 동반관계를 맺었다고 밝혔다. 양사는 “오픈AI가 설계한 AI 칩과 시스템을 브로드컴이 맞춤형으로 개발하고 공급한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브로드컴이 오픈AI와 대규모 칩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AI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했다”고 평했다.
이르면 2026년 하반기부터 공급을 시작한다. 양사는 브로드컴이 공급할 칩의 가격이나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자금 규모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1GW 규모의 AI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는 데에는 칩 비용만 약 350억 달러가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오픈AI와 브로드컴의 이번 계약 규모 10GW를 고려하고 칩 단가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공급 가격은 3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대규모 계약 소식이 전해진 이후 뉴욕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9.88% 급등했다. AI 칩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2.82%, 대만 TSMC 미국주식예탁증권(ADR)이 7.92% 각각 뛰는 등 반도체주들이 동반 상승했다.
앞서 오픈AI는 지난달 22일 엔비디아와 10GW 규모의 AI칩 공급을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엔비디아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각 GW 단계 배치에 따라 최대 1000억 달러를 순차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뒤이어 이달 6일 AMD와는 6GW 규모의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브로드컴까지 포함해 1개월 사이 총 26GW에 달하는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한 셈이다.
오픈AI가 공격적인 투자와 AI칩 확보에 나선 배경에는 AI 산업은 ‘연산력이 경쟁력’이라는 뚜렷한 명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AI 칩 조달 차질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게 핵심이다. 나아가 AI칩과 네트워크, 전력, 데이터센터를 묶는 수직 통합형 확장 전략이 경쟁력 확보의 관건으로 알려져 있다.
호크 탄 브로드컴 최고경영자(CEO)는 “더 나은 첨단 AI 모델과 초지능을 향한 로드맵을 진행할수록 최상의 최신 컴퓨팅 성능이 계속해서 필요하다”며 “자체 칩을 개발하면 운명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번 협약을 위해 브로드컴과 18개월간 협력해 왔다”며 “AI의 잠재력을 발현하고 사람과 기업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구축의 핵심 단계”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