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최대 제약‧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5(Bio Japan 2025)’가 10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는 재생의료부터 디지털 헬스, 위탁개발생산(CDMO)까지 바이오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자리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30여 개국 1100여 개 기업이 참가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링 2만4000건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글로벌 세일즈에 나섰다. 특히 미‧중 갈등과 미국의 의약품 관세 정책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각국의 CDMO 기업들이 새로운 공급망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또 일본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 협력 가능성도 찾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처음으로 36㎡ 규모의 단독 부스를 마련해 수주 활동을 벌였다.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제약 시장인 일본을 공략해야 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번 행사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 브랜드 ‘엑설런스(ExellenS™)’를 공개하며 세계 최대 수준인 78만4000L 생산능력과 차세대 모달리티(치료 접근법) 서비스 역량을 소개했다. 부스에는 약 1000명이 방문했으며 현재 일본 제약‧바이오 톱10 기업 중 4곳과 계약을 맺고 1곳과는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보다 두 배 확대된 부스로 참가해 항체약물접합체(ADC) CDMO 전략을 중심으로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을 논의했다. 특히 미국 바이오텍과 단일클론항체(mAb) 및 ADC 제조 협력을 위한 사업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행사 기간 약 400명이 부스를 방문했으며 신유열 글로벌전략실장 겸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현장을 찾았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과 중소벤처기업부도 공식 참여했다. KDDF는 지원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전략을 공유하고 일부 기업은 피칭 세션을 통해 기술력과 성과를 발표했다. 중기부는 ‘K-스타트업 바이오’ 부스를 운영하며 30개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과 네트워크 확장을 지원했다.
이외에도 셀트리온제약, GC셀, 이엔셀, 경보제약, 에이프릴바이오, 입셀,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등 국내 기업들도 부스를 마련하거나 파트너링 활동에 집중했다.
이번 행사에는 일본의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 3곳이 참여해 ‘일본형 바이오 혁신 모델’을 공유했다. 일본의 바이오 클러스터는 정부 주도보다 지역과 대학을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요코하마 바이오 클러스터, 라이프사이언스 이노베이션 네트워크 재팬(LINK-J), 다케다약품이 주도한 쇼난 아이파크(Shonan iPark)가 대표적이다.
특히 쇼난 아이파크에는 한국 기업들도 입주해 일본 기업 및 연구기관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이곳에 입주한 한국 기업은 일본 기업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하는 성과도 쌓았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항체·ADC‧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첨단 기술에, 한국이 CDMO 생산력과 빠른 의사결정에 각각 강점을 지녀 상호보완적 협력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행사에 참여한 국내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최근 오픈이노베이션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국이 품질 신뢰를 확보한다면 일본은 중요한 전략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바이오 업계 관계자 역시 “일본의 깊이와 한국의 속도감이 결합되면 훌륭한 협업 모델이 될 것이다. 이번 바이오 재팬이 양국 협력의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