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35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윤지호 경제평론가는 “고환율에도 상승 여력을 열어둬야 한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윤 평론가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도체는 굉장히 강한 사이클이 왔다”며 “상반기까지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연휴 기간 내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약 3% 올랐다”며 “오늘 개장하자마자 반도체가 강세를 보일 것이고 여전히 주식시장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원화 약세와 증시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현상을 단일한 인과관계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원화가 약세라고 해서 코스피가 반드시 약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이 팔지 않는다면 오히려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환율 변동에 대해 “연휴 동안 일본의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뀌면서 달러·엔 거래가 활발해졌다”며 “달러 원보다 달러 엔의 변동 폭이 더 컸다”고 덧붙였다.
개인 투자자들이 제기한 ‘급등 피로감’ 우려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여전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코스피 고점 당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약 1.3배 수준이었다”며 “이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장부가치로는 3900, 내년 상반기에는 4200선까지 가능하다. 지수는 이미 상승했지만 가치 측면에선 여전히 여백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경기 사이클 기준 중간 수준이 약 9만 원 선”이라며 “아직 상단에 도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현재 굉장히 강한 사이클이 진행 중”이라며 “연휴 기간 동안 AMG가 AI 가속기 사업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수요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수급 흐름에 대해선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내놓은 물량이 외국인 장기자금(롱머니)으로 교체되는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서둘러 팔기보다 보유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금융 환경에 대해서는 “전 세계가 동시에 돈을 풀고 있다. 유럽, 일본 모두 완화 기조를 유지 중”이라며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주식시장이 아니라, 이런 유동성 확대가 초래할 인플레이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국가 부채가 이미 36조 달러를 넘어섰다”며 “명목 GDP를 높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결국 돈을 푸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처럼 무거운 악재가 있음에도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놀랍다”고 평가했다.
윤 평론가는 내년 상반기 증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연준의 책무는 물가 안정과 고용 유지인데, 현재 두 부문 모두 문제가 크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인하된다면 유동성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