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무역, WTO로는 한계”…韓, 국제 규범 표준화 ‘주도권’ 노려야

입력 2025-10-09 12: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美·日 ‘자유화’ vs 中·EU ‘통제 강화’
한국, 개방성과 규제 사이 ‘중간지대’
SGI “APEC AI 이니셔티브 계기로 국제 표준화 주도해야”

디지털 무역이 글로벌 교역의 핵심축으로 부상한 가운데, 주요국 간 상이한 규범이 통상 갈등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9일 발표한 ‘디지털 통상 현안과 한국의 대응’ 보고서에서 “한국이 디지털 무역 규범의 국제 표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무역이란 디지털 방식으로 주문되거나 디지털 방식으로 전달되는 모든 국제 무역을 의미한다.

SGI에 따르면 2010~2024년 세계 디지털 수출 연평균 증가율은 8.2%로, 상품 수출(3.4%)을 크게 웃돌았다. 디지털 전송 서비스 수출액은 2010년 5391억 달러에서 올해 1조6209억 달러로 세 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등 외부 충격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안정적 교역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국가별로 데이터 이전과 활용을 둘러싼 규범은 극명히 갈리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데이터 자유화 및 시장 개방을 앞세운 반면, 유럽연합(EU)은 개인정보 보호와 디지털 주권 강화를, 중국은 데이터 현지화와 안보 우선을 내세운다.

이에 따라 미·EU 간 ‘프라이버시 실드(Privacy Shield)’ 협정이 무효화되고, EU·중국 간에도 GDPR과 중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이 충돌하는 등 실제 통상 마찰이 발생하고 있다.

SGI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디지털 서비스 무역제한지수(DSTRI)’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한국은 미국(+0.02), 일본(+0.04)보다 규제가 강하지만 EU(-0.02), 중국(-0.26)보다는 개방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주요국 사이에서 ‘중간적 위치’를 점한 셈이다.

박가희 SGI 연구위원은 “한국의 위치는 상대국의 시각에 따라 개방 부족이나 규제 완화로 해석될 수 있다”며 “WTO 협상 진전이 더딘 만큼, 디지털 무역 이슈가 양자 통상 갈등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GI는 한국이 디지털 통상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며 △개방과 기술주권 간 균형 △국제 규범과의 정합성 확보 △국제 표준화 선도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AI·클라우드 등 개방 협력이 필요한 분야와 국가 안보·핵심 산업 보호가 필요한 영역을 구분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확대와 자유무역협정(FTA) 디지털 조항 개정을 통해 글로벌 규범과의 정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이홍식 고려대 교수는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 무역에서 개방성이 높은 만큼, 신뢰받는 디지털 파트너 국가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20일 APEC 부대행사 ‘디지털 이코노미 포럼(DEF 2025)’과 28일부터 열리는 APEC 정상회의는 이러한 논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APEC AI 이니셔티브’ 채택과 연계해 한국이 제시한 주요 과제를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944,000
    • -1.52%
    • 이더리움
    • 4,647,000
    • -1.8%
    • 비트코인 캐시
    • 849,500
    • -0.99%
    • 리플
    • 3,066
    • -3.95%
    • 솔라나
    • 204,400
    • -3.77%
    • 에이다
    • 639
    • -3.33%
    • 트론
    • 426
    • +2.16%
    • 스텔라루멘
    • 371
    • -1.59%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650
    • -1.51%
    • 체인링크
    • 20,860
    • -3.02%
    • 샌드박스
    • 216
    • -4.8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