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P·엔비디아 수요 집중…PC용 공급 압박

PC 메모리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가격이 DDR4보다 낮게 형성됐다. 클라우드·인공지능(AI) 기업들의 수요가 서버용 제품에 쏠리면서 PC용 메모리 공급이 압박을 받았고, 그 결과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DDR4 8GB 모듈이 27달러로 전월과 동일했으며, DDR5는 이보다 1% 낮게 책정됐다. 올해 2분기만 해도 DDR5가 DDR4 대비 30% 이상 비쌌지만, 수요 부진으로 가격 프리미엄이 사실상 사라진 것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CSP)들은 2026년까지 연간 메모리 수요가 25%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조달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
엔비디아도 모바일용 저전력 D램인 LPDDR5X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메모리 3사가 선단 공정을 서버 제품에 우선 배정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 과정에서 PC용 DDR5 공급은 상대적으로 타이트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건스탠리도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보고서 ‘메모리 슈퍼사이클’를 통해 “우리 사이클 지표는 더는 단기 부진 방향으로 가지 않고, 반대로 2027년경 정점 패턴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며 “메모리 산업의 역학이 바뀌면서 모든 곳에서 공급 부족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요 제조사들의 재고는 11~14주까지 축소된 상태”라며 “D램 공급 전망이 예상보다 타이트해지자 조달 전략을 조정해서 가격 인상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된다”고 전망했다.
업계는 4분기 PC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3~8%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최종 고정가는 구매자와 공급자 양측의 의사를 균형 있게 반영할 것”이라면서 “둘 사이의 기대치가 커서 일부 협상은 11월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