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인수한 기업들의 신용등급은 결국 경영 역량에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성공 사례도 많지만, 실패 사례도 다수 있다. 신용평가사는 책임경영 원칙을 상당 부분 위배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6일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PE의 인수기업 시장가치 제고 후 경영권 매각 전략이 언제나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이나 인력 구조조정이 매출과 이익 규모를 대폭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고, 사업가치 제고를 위한 볼트온 또는 애드온 전략이 기대만큼의 효과를 불러오지 못하고 관련 자금유출이 기업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기도 한다"고 짚었다.
한기평은 "PE로의 매각 이후, 신용평가에 가장 부정적으로 반영되는 사례는 인수금융 주체를 인수기업으로 전환하거나, 인수기업의 영업용 자산이나 사업부를 지속적으로 매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기평은 SK쉴더스와 홈플러스를 예로 들었다. 한기평은 "SK쉴더스는 매각 후 2년도 되기 전에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인수금융 상환 부담을 직접적으로 부담하게 됐다"며 "SK쉴더스는 기존 인수금융 2조3000억 원보다 4000억 원 증가한 2조7000억 원의 신규 인수금융 계약을 금융기관과 체결했으며, 인수금융으로 유입된 자금 중 2조4000억 원을 KSH(EQT파트너스)에 중간배당으로 지급했고, KSH는 해당 자금으로 기존 인수금융을 전부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리파이낸싱에 따른 인수금융 상환 주체 전환으로 SK쉴더스의 재무구조는 실질적 무차입구조에서 순차입금이 2조2000억 원으로 급격히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32%에서 약 870% 수준으로 대폭 상승했다.
홈플러스에 대해서는 "온라인으로의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이 늦어지는 등 주력사업인 할인점의 경쟁력이 약화된 가운데, 영업실적 저하 추세가 계속됐다"며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지속적인 자산 유동화(세일앤리스백) 및 투자 축소 등에 따른 사업경쟁력 약화, 신리스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리스부채 계상 영향, 미흡한 영업실적 및 재무구조 지속 등으로 장기간에 걸쳐 신용등급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기평은 "PE가 최대주주인 기업의 신용평가시, 지배구조 자체가 신용등급 산출에 부정적인 요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PE로 계열사가 매각될 때의 신용등급 하락은 기존 신용등급에 반영된 계열지원 가능성이나 계열 관련 기타평가요소가 제거됨에 따라 발생하는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올초 홈플러스의 갑작스러운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PE가 지배하는 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관점을 상당부분 저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최대주주인 PE가 자본시장 및 채권투자자가 기대하는 합리적인 수준의 책임경영 원칙을 상당 부분 위배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