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 15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백신기업과 손을 잡은 국내 제약사들도 수혜가 예상된다. 엔데믹 이후에도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등 일부에게는 여전히 백신이 권장되고 있어, 이번 절기에도 예방접종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1일 백신 업계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이 이번 2025-2026절기 예방접종을 위해 조달 계약을 체결한 코로나19 백신은 총 530만 도즈로, 화이자의 ‘코미나티주’ 328만1000도즈와 모더나의 ‘스파이크박스’ 201만1000도즈다. 두 회사의 백신 모두 최근 유행 중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LP.8.1를 표적으로 업데이트됐다.
지금까지 정부는 전액 국비로 각 제약사와 선구매 계약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국내 들여왔다. 올해부터는 기존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체계와 동일하게 지방자치단체 보조사업으로 변경해, 정부조달구매 방식으로 계약했다. 정부 위탁업체가 일괄 진행했던 백신 보관과 유통도 올해부터 조달계약업체가 담당하게 됐다.
이번 절기 화이자의 백신 유통 파트너는 HK이노엔이다. HK이노엔은 지난해 단회용 코미나티 백신에 대한 민간 시장 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2000억 원 규모 고위험군(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대상 국가예방접종사업(NIP) 관련 유통도 담당하고 있다. 지난달 화이자와 공동 마케팅·영업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고 NIP 대상 프로모션까지 협력 범위를 확장했다.
모더나의 백신은 올해도 보령바이오파마가 유통한다. 보령바이오파마는 지난해에도 모더나코리아와 전략적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4-2025 절기 예방접종에 사용될 모더나의 업데이트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담당한 바 있다.
아울러 모더나 백신은 유통뿐 아니라 생산도 국내 기업과 협업 중이다. 한국에 공급되는 모더나의 백신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조시설에서 전량 위탁생산한다. 두 회사는 2021년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이래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올해부터 NIP로 전환되면서 65세 이상, 의료진, 면역저하자 등을 대상으로 예방접종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번 절기 접종을 위해 질병관리청이 체결한 코로나19 백신 조달 계약 금액은 코미나티가 2139억2120만 원, 스파이크박스가 1136억6566만 원 규모다.
한편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은 시장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스카이코비원’은 2022년 8월 국내 출시됐지만, 현재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 최근 GC녹십자가 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과 같은 mRNA 기술이 적용된 백신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1상 임상시험을 신청한 단계다.
코로나19 백신 시장은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화이자의 코미나티 매출은 2022년 378억 달러(53조1619억 원)에서 2023년 112억 달러(15조7516억 원)로 266억 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스파이크박스의 매출 역시 180억 달러(25조3152억 원)에서 67억 달러(9조4228억 원)로 축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