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예탁금 사상 최대…유동성 랠리
상법 개정·디지털자산 등 중장기 모멘텀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잇따라 경신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3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본격화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거래대금 증가가 증권업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NH투자증권 등 주요 상장 증권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조37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 3조5150억 원에 3분기 추정치(1조8564억 원)를 더한 수치다.
한국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1조3153억 원으로 16.1%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만 해도 이미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1조470억 원)과 키움증권(1조79억 원)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역시 8690억 원으로 2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증권은 9210억 원으로 1.3% 줄어 주춤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정부 정책 효과와 증시 유동성 확대가 자리한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3500선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증시가 활성화되면 거래가 늘고, 수수료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27조 원으로 전월 대비 19.3% 늘었고, 고객예탁금(76조 원)과 신용공여잔고(47.8조 원)는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 순매수세도 강화되면서 증권업종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
또한 대주주 양도세 과세 기준을 종목당 50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세제 개편안은 투자심리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세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거래대금 증가와 지수 상승으로 연결됐고, 이는 증권사 영업환경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 신뢰, 반도체 업황 개선, 외국인 자금 유입이 맞물릴 경우 ‘코스피 5000 시대’ 가능성까지 열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영원 흥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저평가된 밸류에이션 개선과 산업정책 기대가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법 개정, 주주환원 강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 중장기 호재도 대기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을 통한 거버넌스 개선과 주주환원 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증권사는 증시 활성화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최근 출범한 디지털자산TF는 증권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 결제수단화까지 포괄하는 법안 제정을 목표로 하고 있어 증권사의 사업영역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