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최대 스케치북'개최⋯도화지가 된 10차선 도로
공연장으로 변신한 도로 위⋯끊이지 않는 음악소리
세대·성별 아우르는 합창제부터⋯소프라노 조수미 공연까지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진솔(40) 씨는 반포대로에서 열린 ‘2025 서리풀뮤직페스티벌’에 참석해 이 같은 소감을 밝혔다. 진솔 씨의 자녀인 진한(5) 군도 “분필로 그리는 게 제일 재밌고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27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왕복 10차선 반포대로 900m 구간(서초역~서초3동 사거리)을 차 없는 무대로 만들고 축제를 개최했다.
축제 첫날인 27일에는 반포대로가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메워졌다. 이날 오후 1시 30분 반포대로에서는 약 2600㎡ 규모의 도로가 도화지로 이용되는 ‘지상 최대 스케치북’이 열렸다. 아이와 함께 축제를 찾은 부모들은 차선 위에 앉아 분필로 그림을 그렸다.
축제에 사용된 분필은 인체에 해가 없는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졌다. 또한 축제가 끝나는 28일 밤 무대 철거 후 청소차를 불러 도로 위를 깨끗하게 청소할 예정이다.
서초구민 민대원(44) 씨는 “서초구에서 이렇게 크고 알찬 축제를 하는지 그동안 몰랐고 이번에 처음 왔는데 아이가 너무 즐거워해서 정말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3년째 축제에 참여 중이라는 서초구민 한원희(15) 양은 “바닥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부스에서 직접 체험하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한 양과 축제 장소를 함께 찾은 장예나(16) 양도 “스케치북 행사 같은 서초구만의 창의적인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언급했다.

축제는 이름에 걸맞게 음악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축제 장소 초입에 마련된 웰컴스테이지에서는 서리풀 합창제가 열렸다. 합창제에는 세대·성별과 관계없이 경쟁을 거쳐 선정된 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김성진 베아투스 누구나 합창단장은 “무대에 오를 때마다 항상 새롭고 뿌듯한 마음”이라며 “(합창단원들이) 사실 연령대가 좀 있으시지만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령에 상관없이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베아투스의 뜻인 ‘축복’을 느낀다”며 “클래식을 좋아하는 누구든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합창제에는 베아투스 누구나 합창단, 서리풀남성합창단, BTN 불교TV합창단, 반포뚜띠키즈합창단, 디클레어 앙상블, 은나래합창단, 서초구립여성합창단까지 총 7팀이 무대에 올랐다.
같은 날 오후 6시에는 ‘클래식의 밤’이라는 주제로 서초교향악단, 가야금 연주자 노향, 양승희 가야금 앙상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어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도 무대를 이어받았다. 특히 조수미 씨는 이날 본인이 직접 작사한 곡인 ‘바람이 머무는 날’을 비롯해 7곡을 부르고 관객들의 환호와 함께 공연을 마무리했다.
28일 폐회되는 축제는 저녁 7시부터 힙합 그룹 에픽하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삽입곡 ‘사랑인가 봐’를 부른 멜로망스, 싱어송라이터 스텔라장이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축제는 마지막으로 반포대로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로 대미를 장식하며 막을 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