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와 원화의 가격이 괴리를 키우고 있는 것은, 기대가 현실을 앞서가고 있음을 경고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동행하던 두 지표가 갈수록 괴리를 키우고 있어,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26일 IBK투자증권은 "지금의 엇갈림은 단순한 괴리가 아니다. 주식시장은 대내적 기대감에 들떠 있는 반면, 원화는 차갑고 불안정한 대외 현실을 드러낸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내 주식시장이 3500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두고 질주하는 가운데, 원화 가치는 다시 1400원을 넘어서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7월 초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시장의 주가 상승세는 가속화했다. 이어 추가경정예산 집행, 체감경기 반등, 반도체 업황 개선이 맞물리며 지수는 3400포인트를 넘어섰다. 정부 정책과 기업 실적에 대한 낙관론이 투자심리를 밀어 올린 셈이다.
반면 환율은 다른 모습이다. 같은 시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25%를 통보하며 무역 갈등 불확실성을 재점화하자 원화는 강세 전환 대신 약세 흐름을 택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와 달러 약세, 한미 금리 차 축소 등 원화 강세 요인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역 관련 불안감이 환율을 지배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지표는 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반도체가 선방했지만 전체 수출 증가율과 경기 심리지수는 꺾이고 있다"며 "오는 9월 이후 본격화될 관세 충격은 수출 환경을 더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국제적으로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영국·프랑스의 재정 리스크, 신흥국의 디플레 우려와 신용등급 하락, 이에 따른 CDS 스프레드 상승이 차례로 확인되고 있다. 대외요인을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