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인플레 상승ㆍ고용둔화로 연준이 따를 '무위험 경로'는 없다”

연준 내부 분열 속 난제 강조
보먼 “고용 지원 위해 적극 인하 강조”
굴스비 “물가 고려해 조치 신중해야”

▲1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과 고용둔화라는 상반된 위험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ABC방송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상공회의소에서 연설을 통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상방쪽으로, 고용 리스크는 하방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서 “이는 도전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월은 “지금 연준이 따를 수 있는 ‘무위험 경로(risk-free path)’는 없다”면서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인플레이션 억제가 미완에 그쳐 결국 다시 긴축해야 할 수 있고, 반대로 금리를 너무 오래 높게 유지하면 불필요하게 고용시장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파월 의장이 지난주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한 기자회견 때 발언과 비슷하다. 앞서 연준은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기존 연 4.25∼4.50%에서 4.00∼4.2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떨어뜨린 뒤 9개월 만의 첫 인하다.

하지만 연준 내부 인사들이 정책 방향을 두고 뚜렷이 엇갈린 입장을 내는 상황임에 따라 파월의 발언에 더욱 이목이 쏠렸다.

실제 연준 주요 인사들은 이날도 크게 다른 시각을 표출했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이날 “금리를 낮춰 노동시장을 지원하는 것이 고용시장이 무너진 뒤 이를 되살리는 것보다 훨씬 쉽다”면서 고용시장 지원을 위한 금리 인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에서 “인플레이션이 4년 반 동안 목표치를 웃돌고 있으며 상승세에 있는 만큼 과도하게 성급한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월에 금리 인하 압박을 전방위적으로 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당 정부때 임명된 리사 쿡 연준 이사를 해임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연방대법원에 요청한 상황이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에 끝나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후임자를 검토 중이다.

연준의 차기 FOMC 정례회의는 다음 달 28~29일 열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지난주 회의 직후 공개된 전망에 따라 10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